-출근길 지하철 이용객 전주 대비 2.1% ‘찔끔’ -서울 진입차량은 전주보다 1.8% 소폭 감소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15일 서울에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처음 시행됐지만 출근길에 극적인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자차를 이용하는 시민을 버스ㆍ지하철로 유인하는 데 사실상 실패하고, 원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하루 교통비만 예산으로 대준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출근시간(첫차~오전 9시 기준)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민은 전주 같은 요일(8일)보다 지하철 2만3126여명(2.1%), 시내버스 3500여명(0.4%) 소폭 늘어났다. 지하철로 보면 신도림역 362명, 사당역 296명, 서울역 247명, 잠실역 242명 등이 각각 증가했다.

‘미세먼지’ 대중교통 무료…타던 사람에게 하루 교통비만 대줬나

시내 14개 지점 교통량도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 진입 차량은 전주 같은 요일보다 2099대(1.8%) 줄었을 뿐이다.

전날 환경부와 서울시는 서울시내 초미세먼지(PM 2.5 기준) 수치가 이틀 연속 ‘나쁨’으로 예상됨에 따라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대중교통 무료 시간대는 첫차 출발부터 오전 9시,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다. 서울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지하철 1~9호선, 우이신설선이 그 대상이며 서울시는 혼잡도를 낮추고자 이 시간대 버스ㆍ지하철 배차간격을 조정했다.

하지만 시행 이전부터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어왔다.

‘미세먼지’ 대중교통 무료…타던 사람에게 하루 교통비만 대줬나

무엇보다 자차를 이용하는 시민 대부분은 단순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한다고 해 버스ㆍ지하철을 타지 않을 것이며, 아이 대동 등 어쩔 수 없이 자차를 타야하는 시민도 상당수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 외에 통제보다 발생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황인찬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내놓은 ‘서울시 미세먼지 관리정책 지단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분석 결과 지난 2013년 기준 서울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55% 이상은 중국 등 국외영향이다. 이를 빼면 서울 미세먼지 농도에 대한 시의 자체 기여율은 고작 22%다. 농도가 특히 높은 날엔 시의 자체 기여율이 16%로 더 감소한다.

‘미세먼지’ 대중교통 무료…타던 사람에게 하루 교통비만 대줬나

시민들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힘을 모은다고 한들 국외영향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자칫 ‘공염불’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대중교통 무료화와 함께 차량 2부제 권장, 사업장ㆍ공사장 조업단축 등 조치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서울시청사와 산하기관, 자치구 공공기관 주차장 360개소를 전면 폐쇄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성공 척도”라며 “앞으로 시민단체 협력과 홍보를 강화하고 차량2부제 시행결과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