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지난 주말 5살 아들과 인근 공원을 찾았던 신 모씨(36)는 아이가 갑자기 기침이 심해지고 호흡이 가파라져 집으로 돌아와야했다. 환절기인 탓도 있지만 신 씨의 아들은 기관지가 민감한 편이라 조금만 대기공기가 안좋아도 금방 증상이 나타나곤한다. 한반도의 대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대기오염에 신음하고있다. 서울은 이미 중국 베이징, 인도 델리와 함께 ‘세계 3대 공기오염 도시’라는 오명을 쓰고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이 미세먼지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2060년 세계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중국내 공장가동 및 민간의 난방사용이 급증하면서 황사와 함께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 유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수년~수십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황사와 미세먼지 유입으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건강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8일 오후 2시 기준으로 경기 지역의 미세먼지(PM 10) 농도는 83㎍/㎥로 ‘나쁨’ 수준을 보였고 서울과 인천은 각각 71㎍/㎥, 73㎍/㎥로 ‘보통’ 수준이지만 수치가 점점 올라가는 추세라고 환경과학원은 설명했다. 미세먼지 농도 등급은 0∼30㎍/㎥이면 ‘좋음’, 31∼80㎍/㎥이면 ‘보통’, 81∼150㎍/㎥이면 ‘나쁨’, 151㎍/㎥ 이상이면 ‘매우 나쁨’으로 매겨진다.

“중국발 황사?민간난방으로 인한 미세먼지, 심혈관질환?성장기 아이들에 치명적”

미세먼지, 폐건강 뿐아니라 심혈관 질환에도 치명적= 미세먼지가 심해지면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높게 나타난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2.5) 10·㎍/㎥ 증가 시 심혈관계 입원 발생위험이 2%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은 계절을 가릴 것 없이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하면 기침, 가래 등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많이 발병하는데 문제는 이런 호흡기 질환은 심혈관 질환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미세먼지가 호흡기를 통해 혈관으로 침투하면 혈액 속에서 염증이 생기는데 피가 끈적끈적해지면서 혈전도 잘 생겨 심장이나 혈관이 부담을 많이 받게된다.

심혈관 질환의 일반적인 증상은 심한 가슴 통증, 가슴 두근거림, 피부 변색, 피로감, 호흡곤란, 졸도, 부종 등이 있는데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갑자기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미세먼지로 혈전이 뇌혈관에 쌓이면 뇌졸중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심혈관 질환자가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과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중국발 황사?민간난방으로 인한 미세먼지, 심혈관질환?성장기 아이들에 치명적”

성장하는 아이들에 미세먼지는 치명적 건강위협요인= 아이를 둔 가정에서는 개인 위생을 비롯한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한다. 아이들은 면역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여서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면 이에 대응하는 신체 시스템이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 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각종 호흡기질환은 물론 심뇌혈관 질환 발생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성장하는 어린이는 면역체계가 완성되지 않아 미세먼지에 더욱 취약한데 폐기능 저하는 물론 심혈관 질환과 당뇨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현상태에서 건강을 지키려면 미세먼지 노출을 최대한 피하고 몸 안에 쌓이지 않게 하는 게 관건이다. 황사경보 발령시 외출할때 황사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며 외출 후에는 아이가 손씻기와 같은 위생 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은 면역체계와 모든 장기가 발달 중인 단계이기 때문에 성인보다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데 특히 천식 등의 만성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에 손 위생이라든지 전체적인 청결상태를 포함한 호흡기의 청결상태를 특별히 부모가 관심을 가져야한다. 또한 균형 잡힌 식생활로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한다.

“중국발 황사?민간난방으로 인한 미세먼지, 심혈관질환?성장기 아이들에 치명적”

중이염, 안구건조증과 직접적인 관련있는 미세먼지=우리 몸속으로 유입된 미세먼지는 중이염도 악화시킨다. 국내연구진이 미세먼지에 의한 귓속 염증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표피세포에 다양한 농도에 미세먼지를 노출시켜 생존능력의 변화를 관찰 한 결과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을수록 세포 생존력은 떨어지고 낮은 농도에서는 올라갔다.

높은 농도의 미세먼지가 최대 40배까지 염증유전물질을 만들어 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 것이다. 중이염은 3세 이하의 어린아이들에게서 80% 가량이 한번쯤은 경험할 정도로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으로 선천적인 원인도 있지만 오염된 공기 등으로 인한 후천적인 원인이 더 많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의 경우에는, 미세먼지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어 미세먼지 지수가 높은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와 황사는 ‘눈’에도 직접적인 데미지를 가져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눈물계통의 장애(안구건조증)’ 통계에 따르면 황사가 많은 봄철이나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관련 질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2014년에 비해 봄(3~5월)에는 안구건조증 환자수가 약 102만명에서 2015년 봄에는 약 105만명, 2016년에는 약 107만명 등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세먼지나 황사 발생 시 외출한 후 눈이 따갑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면 눈을 비비지 말고 인공눈물(안약)을 사용해 눈을 깨끗이 해야한다.

미세먼지∙황사 발생 시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가 많은 경우 렌즈로 인해 눈이 건조해지면서 충혈, 가려움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8시간 이상 장시간 착용은 피한다. 콘택트렌즈 착용했다면 외출 후 렌즈를 즉시 빼고 인공눈물 등으로 눈을 세척해주는 것이 좋다.

[각주: 먼지입자 어떻게 구별하나?] 먼지는 입자 크기가 50㎛ 이하인 총먼지(TSP, Total Suspended Particles)와 미세먼지(PM, Particulate Matter)로 나뉜다. 미세먼지는 다시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PM 10과 지름 2.5㎛ 이하인 PM2.5 로 구분한다.

PM2.5인 미세먼지를 한국 기준으로 ‘초미세먼지’라 한다. 마이크로미터(㎛)는 1m의 백만분의 일에 해당하는 길이로 2.5㎛는 머리카락 지름의 1/20~1/30 이하에 해당한다. 미세먼지의 무게 단위는 1g의 백만분의 일에 해당하는 ㎍(마이크로그램)을 사용한다.

한편, 미세먼지(PM)보다 훨씬 작은 100㎚(나노미터) 이하의 입자를 가진 ‘Ultrafine Particles(UFPs)’를 초미세먼지로 불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영어의 ‘Ultra-’가 흔히 ‘초(超)’로 번역되기 때문이다.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를 뜻하는 단위로 성인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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