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선임에 사실상 정부 개입 과점주주 집단지도체제 흔들 우리사주조합도 경영참여 준비 민영화 완료·지주전환 안갯속
우리은행의 새 행장을 뽑는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 금융위원회 산하기관인 예금보험공사(예보) 측 대표가 참여한다. 예보는 올초 이광구 행장 선임을 위한 임추위에서 빠지면서 경영권의 핵심인 이사후보 선임권을 과점주주들에게 넘겼었다.
우리은행 노조는 새 행장에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고 있다. 우리사주 조합은 주주권을 행사하는 ‘실력행사’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과점주주를 거쳐 민영화 및 지주회사 전환이 예상되던 우리은행 지배구조 로드맵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우리은행 소식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6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예보에서 임추위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르면 금주내 공식적인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은행 임추위는 5개 과점주주(IMM PE, 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동양생명)를 대표하는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정부는 우리은행을 민영화하면서 예보가 보유지분 중 29.7%를 매각했다. 올해초 이광구 행장을 뽑을 때는 ‘자율경영’을 명분으로 예보측 비상임 이사가 임추위에서 빠졌다.
하지만 예보는 아직 지분 18.52%를 보유한 1대 주주다. 우리은행은 여전히 공적자본관리위원회(공자위)의 매각 추진 대상 기업이다. 지주사 전환도 금융위와 예보의 손에 달렸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회사 주식 양도차익 이중과세 피하려면 예보가 2년 동안 해당주식을 보호예수를 해야 한다. 세법을 바꾸려면 주무부처인 금융위가 움직여야 한다. 민영화에도 불구하고 예보와 금융위의 절대적인 영향권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예보가 과점주주가 추천한 이사후보에 예보가 ‘최대의 협조’를 약속한 것인 의결권 공동행사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여권에서 제기됐다. 자칫 박근혜 정부의 우리은행 민영화의 특혜 논란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예보가 우리은행 임추위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우리사주조합도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최인범 우리사주조합장은 “직원들은 조직에 힘을 북돋워주고 내홍을 잘 마무리지을 인물로 회사를 잘 아는 내부출신의 행장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노조는 이미 “낙하산 인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내부출신 인사가 돼야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우리사주조합은 지분 5.6%를 보유 중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은 물론 상법상 소수주주 및 주요주주의 권한행사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 당장 신임행장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권과 이사후보추천권 등을 행사할 수도 있다.
우리은행은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14일까지는 이사회를 열고 예보의 임추위 참여 안건 등 신임 행장 선출 방식과 일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올해초 행장 선출 당시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 계열회사의 5년 내 전ㆍ현직 임원이어야 하고 부행장급 이상의 경력을 갖춰야 한다고 후보의 자격을 공표했었다.
도현정ㆍ강승연 기자/kate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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