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제품 가격도 제각각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

-빙과류 시장 갈수록 외면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일산에 사는 고등학생 김모 군은 아파트 단지내 편의점을 자주 다니지만 아이스크림만은 결코 사는 일이 없다. 이유는 하나다. 편의점의 아이스크림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김군은 “편의점에서 정가를 주고 사 먹는건 호갱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만 발품을 팔면 최대 80%나 할인하는 아이스크림 할인매장 있어 그곳을 자주 애용한다”며 “두 곳의 가격차이가 너무 나 아이스크림 가격을 도무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믿음이 깨지면서 무더운 여름에도 빙과류 제품이 외면받고 있다.

빙과업계에 따르면 2012년 1조9723억원 규모였던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 시장은 2014년 1조7699억원, 2015년 1조4996억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지난해는 1조2000억원까지 후퇴하면서 4년 만에 40%가까이 감소한 셈이다.

아이스크림이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대표적 요인으로는 비정상적인 빙과류 판매 구조가 꼽힌다. 동네슈퍼 등에서 과도한 할인 폭으로 아이스크림에는 ‘반값’이라는 꼬리표가 붙었고 소비자들이 아이스크림 가격을 믿지 않게 됐다. 제품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동시에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50% 이상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곳곳에 널려 있는 것도 한몫했다. 이는 빙과 제조업체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을 대체할 수 있는 커피 등이 많아지면서 동시에 판매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반값할인이 여전히 성행하는 것은 빙과업계가 권장소비자가격 표시제를 도입한지 1년이 지났지만 강제성 없는 제도 시행에 사실상 효력이 없어 시행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빙과 제조업체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할인제품이 많아지면 수익성이 떨어지고 권장소비자가격에 대한 불신도 커지기 때문이다.

한 업체관계자는 “할인점처럼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는 것은 제조사로선 나쁠 건 없지만 소매채널과 도매상의 목소리가 제조사보다 큰 구조이다 보니 제조사에서 판매가격을 제시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결국 수익성까지 안 좋아질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소비자층의 부재도 빙과 시장을 위축시켰다. 아이스크림은 주요 소비층은 나이 어린 아이들이다. 빙과업계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는 저출산이 고착화되면서 주 소비층인 어린이 수가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스크림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세부터 14세까지 어린이 인구는 458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9%에 불과하다. 어린이 인구는 매년 사상 최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아이스크림 판매가 지속적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의 가격도 신뢰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초부터 지속된 아이스크림 제품가격 인상은 매출 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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