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부자증세, 핀셋증세, 명예과세, 착한과세, 사랑과세….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고소득층과 이름도 생소한 ‘초(超)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소득세, 법인세 인상을 천명하며 ‘부자증세’를 현실화했다. 부유층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정부여당과 기업에 ‘세금폭탄’이 될 것이라는 반대세력의 충돌은 이념간 프레임 전쟁으로까지 확전됐다.
경제 시민단체인 납세자연맹의 김선택 회장은 최근 이와 관련 ‘부자증세 때 고려해야 할 7가지’를 열거하면서 이성적인 세금논쟁을 역설했다.
▶법인세 증세 예정액보다 담뱃세 증세액이 많다=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법인의 법인세 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면 늘어나는 세수는 2조6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담뱃세인상 증세액은 매년 4조5000억원이다. 문재인 정부 3년간(2019-2021) 법인세 증세액 8조원은 담뱃세증세액 22조원의 36%에 불과하다.
▶부자 네명 중 한명은 누구인지 모른다= 한국의 지하경제 비중은 OECD 34개국 중 6위에 자리하고 있다. 26%에 달하는 지하경제 비중은 ‘탈세천국’ 그리스와 비슷하고, 경제대국 미국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쉽게 말해 부자 4명 중 1명은 국세청이 누구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는 소리다. 핀셋증세로 과제를 당하는 부자들의 반발이 뒤따를 여지가 있다.
▶부자는 세금을 적게 낼 능력이 있다= 다수의 전직 조세관료과 법조인들은 대형 로펌이나 세부법인에 포진해 있다. 이들은 부자들로부터 거액의 자문,수임료를 받고 부자들의 세금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국세청과 대기업이 싸우면 대부분 대기업이 이기는 이유다. 근로자들은 부과된 세금을 조절할 수 없지만, 대기업은 투자시기, 해외법인의 이전가격 조절 등을 통해 법인세 납부시기과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
▶한계세율이 너무 높으면 되레 세수가 줄어든다= 한계소득세율이란 소득이 1원 증가할 때 얼마의 소득세가 증가하는지를 알려주는 개념이다. 소득세 최고세율을 과세표준 5억원 초과액에 대해 40%에서 42%로 올리면 한계세율은 소득세 42%, 지방소득세 4.2%, 건강보험료 3.06%, 고용보험료 0.65% 총 49.91%다. 만일 1000만원의 추가 소득을 올리면 국가가 49.91%를 가져가고, 납세자의 몫은 50.09%이라는 이야기다. 추가로 번 돈을 절반을 세금으로 뺏기는 데 달가워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부신뢰가 낮은 국가는 조세회피를 부추긴다= 미국의 정치가 러셀 B.롱(Russell B.Long)은 “내가 아닌 나무 뒤에 숨은 그 사람에게 과세하라”라며 세금의 심리를 꿰뚫는 유명한 말을 했다. 일반 국민 85%가 부자증세에 대해 찬성하는 이유다. 반면 부자들은 이를 회피하기 위해 현금거래를 늘리고, 소득을 축소신고하는 편법을 동원할 것이다. 세금이 증세하는 납세자를 설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이유다.
▶부자증세는 일반인의 세 부담을 늘릴 수도 있다= 법인세인상은 법인의 세후 이익을 감소시킨다. 기업이 세후이익이 줄어들면 노동자의 임금협상력도 약화 된다. 최악의 경우 세후 투자수익율이 높은 국가로 자본가들이 공장을 옮겨 버린다면 국내에 남은 일자리를 두고 노동자들이 서로 치열하게 싸우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힘 없는 대기업 하청업체가 법인세 증가로 부담이 늘면 임금불평등을 더 악화될 수도 있다. 법인세 인상액의 45%에서 최대 75%를 노동자들이 부담하게 된다는 독일의 한 연구결과는 그 방증이다.
▶부자를 데려가려는 국가 간 조세경쟁이 치열하다= 정치인들이 부자 증세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지만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부자를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웨덴, 캐나다, 호주는 상속세와 증여세를 폐지했다. 스웨덴은 2007년에 재산세까지 폐지했다. 세계화는 세금을 더 적게 내려는 부자들에게 유리한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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