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 성장세도 2020년대 후반 둔화 은행, 예대금리차 축소로 수익성 악화 부채는 임대보증금↑, 담보대출↓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인구 고령화로 2028년 이후 가계 금융자산 증가세가 둔화되고 금융산업의 성장세가 제약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7일 윤경수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차장 등은 ‘인구 고령화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2012∼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와 2035년까지의 가구 예측 자료 등을 활용해 고령화 과정에 따른 가계 자산ㆍ부채 변동 전망을 분석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분석은 연령별 자산규모가 상대적으로 가장 큰 55∼59세 연령대 가구주 수가 2028년(252만 가구) 정점을 찍고 축소된다는 전망에 전제를 두고 있다. 노인부양률(65세 이상 가구/20∼64세 가구)은 2016년 26.9%에서 2035년 68.5%로 41.6%포인트 상승한다는 전망도 반영했다.

이에 따르면 금융자산은 향후 12년 간 증가하다가 2028년 고점에 이른 후 축소 압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점까지의 연평균 증가율은 0.5%에 불과하다. 이 시나리오와 비슷한 인구고령화 과정을 겪은 1992∼2014년 기간의 일본 금융자산 연평균 증가율이 3.9%임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금융부채와 총부채의 경우 각각 2025년, 2029년 고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부동산 등 실물자산은 2035년까지 꾸준히 증가해 실물자산 편중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고령화는 금융자산ㆍ부채 구조의 변화를 야기하는 요인이다. 금융자산 중에서는 예금의 비중이 2016년 33.2%에서 2035년 37.6%로 확대되고 주식(5.7→5.9%), 펀드(3.3→3.5%)도 소폭이나마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보험(22.4→20.7%)과 전월세보증금(25.3→22.3%) 비중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단, 보험의 경우 기대수명 연장으로 노후대비용 보험상품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금융부채 중에서는 가장 비중이 큰 담보대출(55.1%)이 2028년까지 증가하다가 2035년 52.7%로 축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대출(10.6→9.8%)과 신용카드(0.9→0.8%)도 완만한 감소세가 전망됐지만, 임대보증금은 32.1%에서 35.6%로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금융산업은 인구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2020년대 후반까지 성장세를 지속하지만, 그 이후로는 둔화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고령화가 진전되면 시장금리는 장기금리를 중심으로 하락 압력을 받아 금리 수준이 하락하고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예대마진차를 줄여 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보험, 연금, 자산운용업의 경우에도 운용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또 보고서는 고령화에 따른 저금리 기조로 인해 고령층 중심으로 가계가 주식투자나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등 수익성 위주의 자산 비중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이 발달한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국에서는 고령층의 고수익 추구를 위한 금융자산 투자가 활성화돼있다.

다만 고령화 진전 과정에서 가계의 실물자산 편중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계의 총자산 중 실물자산 비중이 82%에 달했을 정도로 국내 가계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실물자산 선호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가계의 보험ㆍ연금 등 가입 증가에 따른 금융기관의 장기금융자산 수요 확대에 대비해 장기금융시장 활성화가 긴요하다”면서 “금융기관은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수익 증대를 위한 새로운 영업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리스크 관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고령층의 부동산 등 실물자산 편중 현상이 향후 장기간 지속될 수 있어 주택가격 변동 및 유동성 리스크 완화를 위해 실물자산(부동산) 유동화 제도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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