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의료급여 기준 완화 비수급 사각지대 해소 한계 文 대선공약 약속과도 엇박자 -“한국실정 감안땐 완전폐지 시급” 전문가들 “획기적 빈곤대책 필요” 내달 삭감 노인 기초연금도 논란
정부가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면서도 ‘비수급 빈곤층’에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생계급여, 의료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계속 적용키로 해 빈곤층 감소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생계ㆍ의료급여까지 완전 폐지해야 비수급 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실질적인 효과를 낼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가 10일 발표한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의하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급여별로는 주거급여만 내년 10월부터 폐지되고, 대상별로는 소득·재산 하위 70%까지 2019년 장애인가구, 2022년 노인가구 등으로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지금보다 개선된 조치지만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핵심인 생계ㆍ의료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지 않아 결국 급여에서 소외됐던 비수급 빈곤층이 계속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상황이 예견된다. 비수급 빈곤층이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 소득 기준에 부합해도 돈을 버는 자녀 등 부양의무자가 있어 수급자가 되지 못한 사람들로 현재 그 수가 93만명(63만가구)에 달한다.
정부의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로 받는 비수급 빈곤층의 혜택도 2020년까지 생계급여 3만1000명, 의료급여 3만5000명, 주거급여 90만명 등으로 주로 주거급여에 집중된다. 따라서 종합계획 시행 3년 뒤인 2020년에는 현재 93만명인 기초생활수급 사각지대인 비수급 빈곤층이 33~64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정부 예상과 달리, 실질적 기대 효과는 의문시되는 상황이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보건사회연구원과 공동으로 발간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 기준 개선방안’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의 폐지 방안을 제외하고는 범위의 조정을 통한 사각지대 축소 효과는 기대한 만큼 크지 않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소요예산을 따져 보면 더 분명해진다. 정부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르면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에 필요한 예산은 5년간 4조3000억원이다. 연평균 1조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추계한 연 10조원의 고작 10분의 1에 그친다. 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에서 공약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일부 전문가들은 “복지 사각지대가 여전히 넓은데다 소득분배지표까지 나빠지고 있어 획기적인 빈곤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2016년 기준 상대빈곤율 14.7%인 우리나라의 빈곤 수준을 감안할때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 폐지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종합계획은 현재 기초연금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40만명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의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다. 기초수급 노인들은 이달에 기초연금을 받았다가 다음달 생계급여에서 그 만큼을 삭감당한다. 다른 노인과 형평성 차원에서도 어긋나며 ‘모든 국민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겠다는 종합계획의 목표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부는 종합계획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 폐지로 비수급 빈곤층이 줄어들고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늘어, 현재 163만명(103만 가구)에서 252만명(161만 가구)으로 89만명(58만가구)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초연금 30만원으로 인상, 아동수당 신설 등 가계소득을 높여주는 복지정책이 추가되면 비수급 빈곤층 규모는 2020년에 33만~64만명으로 현재보다 최대 65%(60만명)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차 종합계획 종료시점인 2022년에는 20만~47만명 정도가 남아 최대 감소 폭은 78%(73만명)로 예상됐다.
정부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비수급 빈곤층에 대해서는 지방생활보장위원회 사례 심사를 통한 수급권 부여, 긴급 의료비 지원 제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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