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지난 6월 한달 동안 정신병원에 강제입원한 정신질환자 10명 가운데 6명이 병원 자체진단을 통해 입원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정신병원의 ’교차진단’이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승희(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시도별 정신질환자에 대한 의료기관 자체진단 현황’에 따르면 6월 한달 동안 동일한 의료기관에서 자체진단을 통해 강제입원한 환자의 비율이 전국 평균 58%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자 인권보호를 위한 법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의료기관 자체진단을 통해 입원하고 있는 것이다.
자체진단은 보건복지부령에 따라 전문의가 부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같은 의료기관의 전문의가 추가진단을 통해 입원을 결정하는 것으로 요건이 엄격히 제한된다. 그러지 않으면 반드시 서로 다른 병원 의사 2명이 진단하는 ‘교차진단’을 거쳐야 한다.
그동안 정신병원 강제입원 문제는 환자인권문제와 직결돼 반복적으로 지적 받아왔다. 그 자체가 UN 장애인권리협약 권고에 부합하지 않고, 환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이뤄지는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은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어 올해 5월 30일부터 시행 중에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공립 및 지정의료기관 소속의 전문의 1명과 다른 정신과 의료기관 전문의 1명이 2주 내에 진단해 입원을 결정하도록 규정해 강제입원을 방지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신규입원과 계속입원을 합한 전체 입원환자의 자체진단 입원 비율을 시도별로 보면 전남(75%)이 가장 높았고, 경북(72.5%), 경남(67.8%) 순이었다. 충북(66.4%), 광주(63.6%), 부산(62.3%), 대구(56.3%), 경기(54.7%), 충남(52.0%) 역시 전체진단 대비 자체진단 비율이 50%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입원의 경우 전체진단건수 5553건 중 자체진단이 616건(11.1%)으로 비교적 낮았다. 하지만 계속입원의 경우 자체진단 비율이 71.7%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자체진단건수가 1만4660건으로 신규입원 616건 보다 무려 23배 높게 나타나 개정안의 취지가 무색한 지경이다.
자체진단 비율은 종별 의료기관 가릴 것 없이 높았다. 요양병원이 89.8%, 종합병원 86.9%, 병원 84.5%의 순이었다.
김승희 의원은 “정신보건법 개정으로 자의입원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나, 6월 강제입원 환자 10명중 6명이 자체진단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정신질환자의 치료받을 권리와 인권이 함께 보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의료계 모두 나서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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