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세이프가드 등 각종 수입규제조사 수단 총동원 [헤럴드경제=김대우ㆍ배문숙 기자]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앞서 각종 수입규제수단을 총동원하면서 전방위적인 ‘통상 공세’를 펴고 있다. FTA 재협상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여러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반덤핑·세이프가드 등 각종 수입규제조사 수단을 총동원해 통상압력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산 기계 제품 ‘원추(圓錐) 롤러 베어링(tapered roller bearing)’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한국과 대만이 수출한 저융점 폴리에스테르 단섬유에 대해서도 반덤핑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지난달 21일에는 미국 상무부(DOC)가 합성단섬유에 대해 반덤핑조사를 시작했다. 지난달 하순에만 한국의 수출상품에 대해 무려 3건의 반덤핑조사를 새로 개시해 이례적이다. 미국 반덤핑조사는 ITC가 먼저 해당 제품 수입으로 미국 산업에 피해가 있다고 판정하면 상무부가 덤핑 여부와 관세율을 정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미국은 반덤핑조사 외에 지난 5월 하순 태양광 전지에 대해, 6월에는 세탁기에 대해 각각 세이프가드 조치까지 동원하고 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국내 업체에 심각한 피해 발생 우려가 있을 경우 수입국이 관세 인상이나 수입량 제한 등을 통해 규제하는 무역장벽이다. 특정 국가를 겨냥한 수입규제 조치는 아니지만 세탁기와 태양광전지 규제로 인한 피해가 한국 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최근 세이프가드 조사는 사실상 ‘한국 맞춤형 수입규제’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전 세계의 수입규제 건수 가운데 미국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미국이 6월에 우리나라를 상대로 조사를 개시한 반덤핑·세이프가드 등 수입규제는 4건에 달한다. 같은 달 우리나라에 대한 각국 수입규제 개시건수 총 8건 가운데 절반이다. 미국은 현재 우리나라를 상대로 인도(33건)에 이어 가장많은 30건의 수입규제를 실시하고 있거나 조사중에 있다.
미국 정부는 ‘16개국과의 무역적자 분석’과 ‘수입산 철강이 안보에 미치는 영향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 조사 결과의 주요 타깃은 중국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미 무역흑자가 많은 우리나라도 덩달아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두 보고서가 발표되면 한국을 비롯한 수입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추가관세 부과, 수입물량 제한, 물량과 관세 규제를 혼합한 조치 등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하면서 미국이 국제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는 조치를 단행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대응 전략을 짜고 있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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