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중단 땐 피해액 12조6000억 공방없는 정부 결정 ‘졸속’ 논란
“중단땐 이사회 배임혐의 고소” 한수원 노조 반발속 국론분열 양상 신고리 원전 5,6기 공사 일시중단(3개월)에 따른 피해규모를 포함한 부작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졸속결정 논란도 점차 가열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13일 이사회를 시작으로 구체적인 일시중단 일정에 들어서면서 정부의 의지대로 진행되겠지만 이를 둘러싼 혼란은 국론분열 양상으로 커지고 있다. 한수원 노조는 강경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고, 공사 현장 주민들의 반발도 수위가 높아지고있다.
▶경제적 피해는 얼마나 되나= 우선 공사 중단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와 실업위기 등 심각한 현안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당장 공사 관련 업체 종사자 1만3000명의 일자리 불안이다. 이 공사와 관련한 협력업체 수는 1700여곳으로, 현장 인원만도 1000여명에 이른다.
한수원에 따르면 공론화 기간인 3개월간 피해 규모는 인건비 120억원을 포함해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완전 중단될 경우인데 피해액은 무려 12조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입수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비용’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는 건설 중단 비용을 총 2조647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신고리 5·6호기 사업비 중 이미 집행돼 회수가 불가능한 1조5693억원, 계약 취소에 따른 손해배상비용 9912억원, 유지관리비 등 공론화 기간 3개월 동안 공사를 중단하는 데 드는 865억원이다.
또 김 의원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에 따른 전기요금 원가상승 요인이 약 9조2527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여기에 받지 못하게 된 지자체 지원금 7777억원 등을 합치면 총 12조6774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정부 중단 요청 위법성 논란은= 정부의 공사중단 요청 자체가 위법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일단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법 제4조에는 에너지 공급자인 한수원이 국가에너지 시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포괄적인 의무가 규정됐다”며 “한수원에 신고리 5, 6호기 일시 공사중단 협조요청을 한 것은 위법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에 한수원 법무실은 산업부의 요청에 대해 “법률상 ‘행정지도’로서 이에 따라야 할 법적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권고적 효력은 있다”고 해석했다. 한수원은 이런 요청이 위법은 아니더라도 법적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한수원 이사진과 한수원의 1대 주주인 한국전력의 법적 책임도 쟁점이 될 수 있다. 한수원 노조는 중단 의결 시 이사회를 배임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수원은 내부 법률 검토 결과 “이사회에서 결의하더라도 이사진의 책임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상 책임과 관련해 이사회 결의로 공사 일시중단 결정을 하더라도 그로 인해 이사 본인 또는 제삼자가 이익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므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형사상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공사 최종 중단 결정을 전문가나 관료가 아닌 시민배심원 손에 맡긴 것에 대한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30년 가까이 공론화 과정을 거쳐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 등의 예와 비교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정책 결정 과정은 다소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정부 조치 내용과 향후 일정=정부는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일시중단을 결정했다. 당시 열띤 공방이 있었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몇 마디 언급으로 ‘뚝딱’ 공사일시 중단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졸속 논란이 불거졌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수원에 일시 중단에 관한 이행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며, 한수원은 지난 11일 “공기업으로서 한수원은 국무회의 결정(6월 27일)과 에너지법 제4조 ‘에너지 공급자는 국가에너지 시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포괄적 의무’ 규정에 따라 정부의 협조 요청에 대해 깊이 고려해야 할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수원 이사회는 6명의 상임이사와 7명의 비상임이사 등 13명으로 구성됐다. 상임이사는 이관섭 사장을 포함한 한수원 직원으로 정부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상임이사는 교수와 전문가 등 외부 인사다. 상임이사 6명에 비상임이사 한 명만 더 찬성하면 과반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할 수 있다. 국무조정실은 최근 공론화위원회를 9명으로 구성하기로 하고 위원 선정절차에 착수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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