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 일제히 급등 주담대금리 반영 시간문제 은행 예대마진 더 높일듯 가계 이자부담↑ 소비여력↓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을 처음 시사하면서 국내 시중금리의 오름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미 예대금리차가 역대급 수준까지 높아진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이 시작되면 차주의 상환 부담을 더욱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소비 등 경제에도 치명적 충격을 줄 것이란 분석도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13∼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정책금리를 연 0.75∼1.0%에서 1.0∼1.25%로 0.25%포인트 올릴 게 확실시된다. 한국시간으로 15일 새벽께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3월 FOMC에서 금리인상이 예고되자 그달 초부터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최고금리가 5% 가까이 치솟았다. 지난해 12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금리인상 단행이 겹쳐 한 달 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5%포인트 뛰어올랐다. 고정금리보다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 대출조차 금리 상단이 4%를 넘어섰다.
수차례의 경험으로 미국발(發) 대출금리 상승을 우려하는 이들은 설상가상으로 한은의 금리인상 시사까지 나오자 화들짝 놀랐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2일 한은 창립 제67주년 기념사에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상황이 뚜렷이 개선될 경우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이 총재가 통화완화 기조 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25%로 내린 뒤 1년 간 이 수준에서 동결해왔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면 2011년 6월(3.00→3.25%) 이후 6년 만에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다.
채권시장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전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5bp(1bp=0.01%포인트) 오른 1.697%로 장을 마쳤다. 이날 상승폭은 작년 11월 14일(+10.2bp) 이후 7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5년물(+6.5bp), 10년물(+4.9bp), 20년물(+4.5bp) 등도 일제히 큰폭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금융채 5년물을 지표로 삼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시작으로 향후 대출금리 상승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 민간기관 채권 담당자는 “은행채는 국고채 흐름과 많이 연동된다”면서 “6월 FOMC, 이주열 총재 발언 등으로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초 바짝 올랐다가 최근 두달여 동안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고정금리(5년혼합)의 경우 신한은행이 4월 말 3.23∼4.34%에서 5월 말 3.15∼4.26%로 떨어졌고 지난 12일엔 3.11∼4.22%까지 낮아졌다. KB국민은행은 4월 말 3.23∼4.43%에서 5월 말 3.24∼4.44%으로 소폭 올랐다가 12일엔 3.20∼4.40%로 내렸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최고금리는 5월 말과 비교해 각각 7.8bp, 4bp씩 하락했다.
보통 금리 변동주기가 6개월인 코픽스에 연동되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월 말과 비교해 은행별로 등락이 엇갈리고 있다. 오는 19일 발표되는 5월 코픽스는 하락 또는 보합이 예상되지만, 내달 중순 6월 코픽스가 상승 전환하게 되면 8월부터는 변동금리 대출도 상승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코픽스는 한 달의 격차를 두고 시중에 반영된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대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연간 약 9조원의 이자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차주의 부도확률은 0.04%포인트 오르게 된다.
시중금리 상승으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은행들은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대출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는 반면 예금금리를 뒤늦게 올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저금리 기조로 은행에 돈이 몰리다 보니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금리를 올리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지난 1월 예대금리차는 2.00%포인트로 2013년 1월 이후 4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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