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충격파 5000원 vs. 30만원 비급여 급증 불구 표준화 요원 3200만 실손보험 부실화 ‘불씨’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A병원에서 5000원인 ‘체외충격파치료’ 비용이 B병원에서는 30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치료인데도 병원마다 비급여 치료비가 천차만별이란 뜻이다. 과잉진료 부작용을 줄이고자 ‘착한’ 실손의료보험이 이번달부터 판매에 들어갔지만, 3200만 건의 기존 실손보험은 물론이고, 새 실손보험도 비급여 항목이 포함된 특약의 보험료 상승 압박이 계속될 전망이다. 병원에 따라 천차만별인 비급여 진료비가 잡히지 않는 한 실손보험을 이용한 과잉진료가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헤럴드경제는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홈페이지의 3647개 병원급(30병상 이상) 의료기관별 비급여 진료비용을 분석했다. 근골격계 질환에 적용되는 ‘체외충격파치료’ 비용이 병원 별로 최대 60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급의 경우 최저 5000원이지만 최고비용은 30만원에 달했다. 종합병원 간에도 1만원에서 30만6000원으로 30배 차이를 보였다.
올해 새롭게 조사대상에 추가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항체검사’도 병원급에서 최저 1100원이었지만 최고 금액은 70배 높은 7만원이었다. 종합병원도 최저 5000원, 최고 5만1000원으로 10배 가량의 격차를 보였다.
실손보험은 가입자가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보통 치료비의 80~90%를 보장해준다. 이 가운데 비급여항목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범위에 들지 않는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고가의 의료장비를 사용하는 진료는 대부분 비급여항목이다. 환자가 100% 치료비를 부담해야 하지만 실손보험이 있다면 이를 보장 받을 수 있다.
비급여 진료비는 이름이나 코드를 의료기관이 필요할 때 만들어 쓸 수 있다.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병원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다. 2015년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비급여 의료 항목 코드 1만6680개 중 표준화된 비율은 9.7%(1611개)에 그친다. 이로 인해 의료기관별로 진료비나 치료 횟수 등이 크게 차이가 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4년 전체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에서 비급여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8.6%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2013년 123.0%, 2014년 131.2%, 2015년 129.0%, 2016년 120.8% 등 100%를 넘어선지 오래다. 손해율 상승은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진다.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실손보험 보험료를 평균 19.5% 올렸다. 착한 실손도 이같은 손해율 악화에 따른 보험료 인상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비급여 항목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새 실손도 결국 특약 보험료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문제는 과잉 진료를 부추기는 상품 구조와 비급여 의료제도를 함께 개선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실손보험 개편안을 발표하며 비급여 의료 항목에 대해 올해까지 200개를 순차적으로 표준화하고 진료 기준, 금액 등의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체 의료기관 가운데 90% 이상을 차지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제외된 데다, 대상 항목이 적고 언제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 시기도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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