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기자, A은행 체험 -인증 까다롭고 오래걸려 -각종 서류 직접서명 해야 -결국 못 만들고 ’헛걸음‘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케이뱅크 열풍으로 긴장한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맞불을 놓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손안의 은행’이라는 개념으로 모바일플랫폼을 강화하는 추세다. 그런데 실제 이용해보니 막상 시중은행 모바일서비스는 ‘손안의 은행’이라는 말이 무색했다.

최근 은행의 모바일뱅크를 이용하기 위해 직접 A은행의 앱(App)을 다운받았다. 계좌를 만들기 위해 통장 메뉴에 들어가 봤더니, ’통장신규‘ 항목은 없었고 ‘전환가입’과 ‘예약신규’밖에 없었다. 당장 거래하려면 기존의 통장을 모바일계좌로 바꾸거나 아니면 영업점에서 새로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케이뱅크는 10분, 몇달 후 영업을 개시할 카카오뱅크는 7분 안에 영업점 방문 없이 신규 계좌개설이 가능하다.

A은행에 이미 계좌가 있었지만, 모임 통장을 만들고 싶어 ‘예약신규’ 항목으로 들어갔다. 계좌 예약을 하자마자 “신분증을 지참하고 영업점에 예약번호를 제시해주세요”라는 문자 메시지가 왔다. 또다른 은행의 모바일뱅크는 지점방문 없이도 신규계좌 개설이 가능했다. 하지만 역시 휴대폰 문자인증과 영상통화를 거친 후 별도의 앱을 내려받아 신분증 스캔 작업까지 완료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에 20분 정도가 걸린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 계좌 예약 건을 해결하려고 은행에 방문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창구 직원이 예약계좌 업무가 익숙하지 않은지 손님을 앞에 두고 본사에 전화로 관련 업무를 문의하는데 5분 이상 소요됐다. 이후 다른 계좌 개설과 마찬가지로 통장 신규와 통장개설 목적 서류에 서명해야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통장개설 목적과 관련한 서류를 제출해야 했는데, 모임 통장을 만들려면 모임의 내규나 규약 등이 필요했다. 안내 문자메시지에는 신분증 지참만 고지했던 탓에 이 역시 계좌개설에 걸림돌이 됐다. 서류가 없으면 하루 30만원까지 거래할 수 있는 ‘한도 계좌’를 만들 수는 있었다. 결국 운전면허증만 들고 갔던 기자는 모바일 계좌를 만들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신규 계좌개설 뿐 아니다. 관련 서비스도 사실 모바일 중심의 서비스는 적었다. 그나마 있는 게 ‘간편송금’이나 ‘간편결제’ ‘더치페이’ 서비스 정도다. 다른 은행거래를 하려면 본사 인터넷뱅킹과 연동돼 이를 통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모바일뱅크에서도 오프라인 계좌와 공인인증서가 있어야만 다양한 거래가 가능한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모바일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지만, 거래 방식을 모바일이라는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하기보다 기존의 인터넷뱅킹에 생활 서비스를 결합하는 정도의 수준”이라며 “케이뱅크 등장으로 은행이 대응한 게 고작 수신 금리 올리고 대출 금리를 내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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