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 폐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국 지도부는 온중구진(穩中求進ㆍ안정 속 발전)의 정책 기조를 분명히 했다. 중국 정부는 역대 최저치인 6.5%를 올해 경제성장 목표로 설정하고, 산업고도화 및 환경보호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고도화가 중국 경제의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면, 환경보호는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과 민심 안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2015년 ‘新환경보호법’ 개정을 통해 환경보호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으며, 대기오염방지법, 수질오염방지법에 이어 최근에는 토양오염방지법 등 개별 법령을 제정하면서 환경보호 기준을 정비해 나가고 있다.
2016년 쟝수성 창저우에서 발생한 창저우외국어학교 오염 사건은 중국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새로운 교정에서 수업을 받게 된 학생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부병, 두통을 호소했고, 심지어 임파암, 백혈병 진단도 받았다. 학교로부터 100미터쯤 떨어진 화학공장에서 나온 폐기물이 학교의 토양, 지하수, 공기까지 심각하게 오염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新환경보호법’은 역사상 가장 엄격한 환경보호법이라고 한다. 위법행위 기간에 따라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환경보호 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한 공무원을 파면시키거나 심지어 형사책임까지 물을 수 있도록 처벌 규정을 강화했다. 2016년 말 처음 도입된 ‘환경보호세법’은 2018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환경보호세는 현행 오염 배출비를 하한선으로 책정하며, 강력한 법 집행을 통해 세수를 대폭 늘리겠다고 한다.
환경보호세법 도입을 앞두고 KOTRA 베이징무역관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진출 기업 과반수가 환경보호세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에서 실시한 재중 한중 기업의 환경관리 실태 조사에서도 환경관리 수준, 환경시설 투자금액, 규제 내용 파악 정도 등 모든 항목에서 우리 기업이 중국기업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3년간 중국의 환경보호 시장은 연평균 약 18%의 성장률을 보이며, 2018년도에는 7.4조 위안 규모가 될 전망이다. 중국 바이어들을 만나보면 중국의 자체적인 기술력이 많이 향상됐지만 여전히 상당 부분 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대기 관련 탈황 탈질 설비, 분진, 휘발성 유기 화합물 처리 설비, 수처리 관련 중금속처리 설비 및 녹조제거 관련 제품, 토양 관련 미생물 처리, 열탈착 처리 기술 등이 현지 바이어들이 제시한 수입 유망 분야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토양 회복 시장의 경우, 아직 초기 단계로서 독점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기업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이 바로 시장 진입을 위한 적기라고 하겠다.
비를 피하려면 우산을 펴야 하고, 빗물을 받으려면 물통을 내놓아야 하듯이 중국의 환경보호 정책 변화에 맞춰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환경규제의 위협에 대비한 커다란 우산과 환경시장의 기회를 담을 수 있는 큼직한 물통을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