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관세법 개정으로…10년→5년마다 전쟁 -특허권 부여 절대권한 지닌 관세청…“실질적 갑을 관계” -특허수수료에 송객수수료까지…적자 허덕이는 신규업자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면세점 업계가 ‘5년마다’ 발목이 잡히고 있는 형국이다. 면세사업을 할 수 있는 특허권을 관세청이 5년마다 부여하면서, 사업자들은 장기간 비전을 가지고 사업을 이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관세청이 면세특허권을 부여하는 절대적 권한을 지니고 있어 관세청과 면세업자들 사이의 실질적인 ‘갑을 관계’도 면세업의 큰 걸림돌로 굳어졌다.

면세특허권은 정치권의 움직임으로 반토막이 났다. 지난 2012년 11월 관세법 개정안이 처리되면서 면세점 업계는 일대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 당시 10년이었던 특허기간은 5년으로 줄어들었고, 특허가 만료될 때마다 면세업자들은 새로이 심사를 받아야 했다. 현재 면세사업자들이 5년마다 특허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관세법 개정 당시 ‘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떠오르며 여야 모두 기회의 불평등의 원인을 대기업 탓으로만 돌려 무조건적인 재벌개혁을 약속하는데 바빴다”며 “그 과정에서 면세산업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법개정 이후 면세특허권 입찰은 세 차례 있었다. 매번 제한된 특허권을 두고 모든 업계가 혈전을 벌이면서 출혈경쟁이 컸다.

특허권 기간과 더불어 관세청의 과도한 권한도 문제다. 관세청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면세사업 특허권 부여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에 최근 2년간 시내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관세청의 위상이 크게 올랐다. 하지만 특허권 부여 과정에서 ‘깜깜이 심사’란 비판을 받았다. 평가 점수, 심사위원 명단 등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정선 논란이 일자 그제서야 관세청은 향후 입찰자에 대한 평가 점수를 공개하기로 했다.

게다가 세금 성격의 관련 수수료도 올랐다. 최근 정부는 관세법에 따라 매출액의 0.05%를 부과하던 현행 보세판매장 특허 수수료율을 최대 20배까지 높이는 내용의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사실상 면세점 특허권에 대한 수수료를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면세업자들은 특허수수료와 함께 여행사나 가이드가 데려온 관광객이 산 매출의 일부를 여행사 등에 지급하는 송객 수수료 부담도 함께 지고 있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2개 시내 면세점 사업자가 여행사, 가이드 등에 지급한 송객 수수료는 9672억원이다. 특히 서울의 신규 면세점이 경우, 송객수수료율은 30%에 근접한다.

각종 수수료 부담과 사드 리스크로 인해 신규면세점들은 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문을 연 신규면세점의 실적은 모두 적자 상태다. 지난해 9월까지 각 면세점의 적자규모를 살펴보면 신세계DF가 372억원, 한화갤러리아63면세점이 305억원, 두타면세점이 270억원, 하나투어SM면세점이 208억원, HDC신라면세점이 16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힘겨운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한 면세업자 관계자는 “이럴 거면 면세특허권 갯수를 차라리 줄였으면 좋겠다”며 “특허권을 따내도 대규모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사업자들 간 출혈 경쟁이 너무 심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