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자유한국당ㆍ국민의당ㆍ바른정당이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 ‘채찍과 당근’ 양면 전술로 개헌 추진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문 전 대표의 의중에 앞서 국민의당 내 견해차와 민주당 개헌파 설득이 3당 눈 앞에 놓인 과제다.
민주당을 뺀 원내 교섭단체 3당은 개헌을 고리로 한 ‘반문(반문재인) 연대’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주말이나 다음주 초까지는 단일 개헌안을 구체적으로 발표한 뒤 각 당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고 오는 28일까지 발의한다는 로드맵이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비극적 사태를 목격했고, 분권과 협치의 정신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 절대적 요구인데 나만은 제왕적 대통령을 하고 싶다는 권력독점 욕심으로 어떻게 나라를 이끄나”라고 문 전 대표를 저격했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도 “민주당과 문 전 대표가 현재 헌법으로 대선을 치르고자 한다면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구 호헌세력으로 적폐를 청산하고 개헌을 해내자는 개혁세력에 배격된다”면서 “역사적 책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사람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또 이 절호의 기회를 날려 보내야 하느냐”며 문 전 대표의 ‘대선 전 개헌’ 결단을 촉구했다.
한편 3당은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을 설득하기 위한 ‘당근’도 마련했다. 3당 개헌특위 간사들은 곧 발표할 초안에서 19대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부칙 조항을 삽입하되, 현행 헌법의 중임 제한 조항인 제70조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 헌법 제128조 2항과 맞물려, 3당 주장대로 개헌안이 대선 전 발의될 경우 제19대 대통령은 20대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된다. 또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이 통과돼 20대, 21대 대통령이 중임한다면 선거 결과에 따라 제19대 대통령은 3년+4년+4년, 총 11년까지 집권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론대로 5월 대선 이후 개헌안이 발의돼 내년 지방선거에서 투표에 부쳐진다면 19대 대통령은 20대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3당 간사들이 이 같은 내용의 개헌안을 마련하는 것은 제19대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데 반발해 대선 전 개헌을 반대하는 민주당과 문 전 대표 측을 설득하기 위한 일종의 회유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개헌 추진 세력에게 발등에 떨어진 불은 내부 단속이다. 개헌 발의에는 재적 국회의원 과반(150명) 찬성이 필요한데 3당 소속 의원이 모두 참여하면 165석에 달해 발의까지는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당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대선 전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등 각 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또 로드맵대로 개헌안 발의에 성공하더라도 국회 통과선인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를 넘으려면 제1당인 민주당 의원 30~40명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문 전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모두 대선 전 개헌을 선거를 위한 야합으로 보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 내 개헌 모임인 ‘경제민주화와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30여명도 일부를 제외하곤 대선 전 개헌에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