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작년 11월 4일 발효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협정 등 세계적으로 다양한 요인이 존재하는 가운데 국가마다 원전에 대한 입장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독일은 후쿠시마 사고 직후 2022년까지 탈원전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영국은 후쿠시마 사고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원전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2050년까지 원전비중을 86%로 높일 방침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직후 54기의 원전을 폐기 혹은 가동중지시켰으나 2012년말 아베 정부 출범 이후 5기의 원전을 재가동했다.

이전 민주당 정부는 ‘원전제로’ 방침을 취했으나 이를 ‘원전 재가동’ 정책으로 변경, 2014년 4월에 발표된 4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원전비중을 2030년에 20~22%로 확대했다. 중국은 원전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작년 3월 현재 운전중인 33기의 원전 외에 22기의 원전을 추가 건설중이며, 국산 원전설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네바다주의 유카마운틴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건설 재개를 추진할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정부의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원전설비는 2029년도까지 3만8329 MW로 증설되어 전체 전력설비 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8.2%로 높아질 전망이다. LNG 발전설비(24,8%)를 추월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이 순조롭게 달성될지는 미지수다. 사회적으로 반원전 분위기가 만만치 않으며, 특히 후쿠시마 사고와 경주 지진 등으로 원전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 대선주자를 중심으로정치인들의 탈원전 주장도 늘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우리의 여건에서 원전을 대체할만한 전원이 존재하는가.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온실가스를 2030년에 시장전망치(BAU) 대비 37%(3억 1500만톤) 줄이겠다고 한 국제적 공약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원전은 우라늄 농축에서부터 폐로에 이르기까지 전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해도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아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효과적이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대안으로서도 원전이 탁월하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원전의 발전단가는 석탄화력이나 LNG발전, 신재생에너지 등보다 낮다. 국제에너지기구(IEA)나 일본의 발전원가검증워킹그룹이 2015년에 발표한 보고서들을 보면 발전회사의 사적비용과 외부비용을 합한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 보더라도 원전이 가장 싼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을 포기한다면 독일이나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처럼 소비자가 전기요금 급등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대안으로 확대시키면 바람직하겠지만 이들 전원은 아직 경제성이 떨어지고 안정적 전력공급 측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는 전력공급의 불안정성에 대비에 백업 전원을 별도로 설치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결국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원전을 기저전원으로서 유지하되 안전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최근 상영된 ‘판도라’라는 영화에서처럼 만에 하나 안전성에 조금이라도 허점이 있다면 국토면적당 원전밀집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상황에서 국민이 치명적인 재앙을 당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기에 원전은 안전에 안전을 기해야 한다. 사소한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신속히 공개하고 이의 조치 상황을 국민에게 충분히 알리는 등 정보전달 체계를 제대로 확립해야 한다. 신뢰확보가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최고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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