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ㆍ미래ㆍ한투 등 증권사들 올해도 해외부동산투자 이어가 - 지난해에도 미국, 호주, 프랑스, 벨기에 등 투자 다수 - 업황 비우호적, 브로커리지 수익만으론 수익성 확보 기대 못해 - 해외부동산투자 확대 영향, 해외부동산펀드 규모 5년 전의 9배 수준 - 금감원 올해 증권사들 해외부동산투자 점검 나서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불확실성, 성장둔화와 이어지는 국내 증권산업 업황부진으로 해외부동산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몸집이 커진 대형 증권사들의 수익성 확보를 위한 몸부림이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달아 미국ㆍ유럽 등 해외부동산에 베팅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세계 1위 화장품 기업 로레알그룹의 프랑스 파리 글로벌 본사 빌딩을 약 90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기대수익률은 7~8%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진행중이라 조건이 변경될 수 있으나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일 증권사의 해외부동산 매입 규모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평가받게 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독일 뒤셀도르프 지역의 랜드마크 건물인 보다폰 독일 본사 오피스 빌딩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약3500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
지난 1월엔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자산운용 컨소시엄이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위치한 오피스빌딩 ‘스퀘어 디 뮤즈8’을 2억유로(약 2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 건물은 유럽연합(EU) 의회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투자수익이 기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의 해외부동산투자는 지난해에도 활발했다.
NH투자증권은 호주 시드니 울워스 본사 사옥, 호주 시드니 적십자 입주 건물, 폴란드 아마존 물류센터 등을 매입하는데 나섰고, 한국투자증권은 프랑스 파리 노바티스 빌딩, 벨기에 브뤼셀 아스트로타워, 호주 캔버라 루이자로손 빌딩 등 다수의 해외부동산을 사들였다.
미래에셋대우는 그룹 차원의 공격적인 해외부동산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 하와이 하얏트리젠시 와이키키 호텔, 텍사스 댈러스 스테이트팜 오피스빌딩, 시애틀 아마존 본사 사옥 등을 인수했으며 현재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대체투자 자산 규모는 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키움증권 등 중소형사도 각각 독일 도이치텔레콤 글로벌 본사 사옥과 미국 텍사스 댈러스 KPMG플라자 빌딩 등에 투자했다.
증권사들이 해외부동산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은 주 수익원인 브로커리지(중개수수료) 수익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우려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 등으로 실적에 기여했던 채권마저 수익성 저하가 예상되면서 이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해외부동산으로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한국신용평가는 증권업 업황과 관련해 “국내 증시는 답보상태를 지속하고 있고 수익구조 내 비중이 큰 위탁매매수수료수입 회복이 불투명하다”며 “국내외 거시경제변수 불확실성이 지속돼 올해 증권산업에 대한 전망은 비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을 투입해 부동산을 비롯,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인수합병(M&A) 등에 투자하는 자기자본투자(PI; Principal Investment)로 수익성 하락을 막고 있다.
해외부동산을 인수한 후 국내 기관투자자나 개인투자자들에게 지분을 재매각하거나 공모펀드 방식으로 판매해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NH투자증권의 이번 로레알 본사 건물 투자도 자기자본을 투입해 지분 투자하고 그 일부를 활용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형 부동산펀드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의 해외부동산투자가 늘면서 해외부동산펀드 규모도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월말 기준 해외부동산펀드 수는 300개로 5년 전(65개)의 5배 수준으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설정잔액 역시 2조4600억원에서 21조7142억원으로 9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태희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해외부동산투자펀드의 투자고객은 대부분 일반법인 및 금융기관 등 기관투자자로 구성돼있으며, 사모형에 투자가 집중돼 사모해외부동산투자펀드가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해외부동산투자가 급증하자 금융감독원은 올해 대대적으로 증권사들의 해외부동산 등 부실우려 자산에 대한 리스크 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미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자산의 변동성 확대 우려가 커져 이에 투자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의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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