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은행에서 밀려난 취약계층의 유입으로 1월 저축은행의 가게대출 증가액이 1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다.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의 특성상 저신용ㆍ저소득층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로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말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9조2624억원으로 한 달 새 9775억원 불었다고 9일 밝혔다. 증가액은 지난해 12월(4378억원)의 2.2배에 달한다.

올해 1월 급격히 줄었던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도 2월에 다시 확대됐다. 월간 증가액은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10월 이후 사상 최대치다. 종전에는 지난해 7월(5924억원)이 가장 많았다.

저축은행은 취약계층이 많이 찾고 금리가 다른 금융기관보다 비싸다. 실제 한은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1월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연 15.5%(신규취급액 기준)로 예금은행(3.39%)의 4.6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소득 정체로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이 강화된 은행 대출심사에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린 셈이다. 1월 가계대출 통계를 보면 이른바 ‘풍선효과’가 두드러졌다. 예금은행 잔액은 2조888억원 줄어든 반면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탁ㆍ우체국예금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2조9412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급증한 가계대출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언제 꺾일지도 미지수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017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0조9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달 동안 2조9000억원 늘었다. 증가액은 2010∼2014년 2월 평균(9000억원)의 3배가 넘는다. 가계부채가 급증한 2015∼2016년 2월 평균(3조3000억원) 수준이다.

박용진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2월에 다시 확대돼 앞으로 증가세가 꺾일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535조9000억원으로 2월 중 2조1000억원 늘었다. 한은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이 많이 취급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예ㆍ적금담보대출 등 나머지 대출 잔액도 174조3000억원으로 8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2월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58조3000억원으로 4조4000억원 늘면서 증가액이 1월(9조원)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기업 대출은 9000억원 증가에 그쳤고, 중소기업 대출은 3조5000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