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주최 토론회 ‘은산분리 완화’ 논쟁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 개시를 앞두고 야당을 중심으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제한) 완화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K뱅크 은행업 인가가 현행 은행법을 위반했을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ㆍ전해철 국회의원이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문제 진단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저축은행은 산업자본이 수신과 여신을 수행하는 금융기관을 소유한 사례인데, 저축은행이 대주주의 사금고로 활용됐던 불행한 추억이 많다”며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면 총수의 지배권 구축이나 계열사 부도시 불법적으로 계열사를 지원하는 등에 은행이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사진=pixabay

그는 “인터넷 은행이 중금리 대출 시장 형성이나 핀테크로 새로운 것을 하겠다는 건데 이 경우 굳이 은행업을 할 필요가 없다”며 “저축은행으로도 이런 것들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대주주 기업이 부실하게 되면 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해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으려는 유혹이 존재한다”며 “엄격한 차단벽을 설정하고 감독을 철저히 한다고 해도 차단 장치가 작동이 잘 안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토론에 참석한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인터넷 은행 특례법은 은행법보다 강력한 규제조항을 병행하고 있어 대기업의 사금고화 우려는 지나치다”라며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인터넷 은행은 본래의 취지를 상실한 또 하나의 은행에 그치게 된다”고 말했다.

최훈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도 “인터넷 은행이 기존 은행과 차별화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IT기업이 대주주로서 핵심 기술과 자본을 주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중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원칙은 유지하되 인터넷 은행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대주주의 사금고화 우려 등을 차단하기 위해 대주주 신용공여를 제한 또는 금지하거나, 대주주 발행지분 취득을 제한 또는 금지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K뱅크의 은행업 인가가 은행법을 위반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 교수는 “K뱅크가 우리은행 등 다른 주주와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두 회사가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면 우리은행도 산업자본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현행 은행법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주인수 계약서와 주주 간 계약서, 관련 로펌의 진술과 보증서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은행법에서 산업자본은 은행의 의결권을 4% 이상 가질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때문에 K뱅크의 최대주주는 우리은행(10%ㆍ의결권 기준)이며 K뱅크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KT의 의결권은 4%뿐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카카오가 의결권 없는 지분을 합쳐 총 10%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국장은 “해석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은데, 정부는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지 않는다고 보고 은행업을 인가했으며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은행을 만들면서 정보기술(IT) 기업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을 뿐”이라며 “주주 간에 법이 바뀔 경우 IT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도록 하는 식으로 약속하는 것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K뱅크는 2일 실제 은행 영업과 동일한 환경에서 최종 운영점검을 한다고 밝혔다. K뱅크는 점검 결과에 따라 3월 중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