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카드사의 장기대출 상품인 카드론 금리가 최근 3개월 간 하락세를 보였지만, 저신용자에게 적용된 금리는 0.3%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 20% 이상 고금리를 부담하는 카드론 이용자도 10명 중 1명선을 넘어섰다. 경기불황으로 고금리라도 돈이 필요한 이들이 늘었고, 이를 활용한 카드사들의 카드론 영업도 활기를 띌 것으로 관측된다.
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연 14.30%로 집계됐다. 3개월 전보다 31bp(1bp=0.0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7∼10등급 이용회원은 지난해 9월 말 18.43%이었던 카드론 평균금리가 12월 말엔 18.71%로 0.28%포인트 올랐다.
카드사 중 KB국민카드가 16.74%에서 18.05%로 가장 많이(1.31%포인트) 상승했고, 저신용등급 대출금리가 제일 높은 신한카드는 20.57%에서 21.25%로 0.68%포인트 올랐다. 우리카드(19.88→20.09%)와 하나카드(19.32→19.84%)도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1∼3등급인 고신용자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3개월 사이 연 11.47%에서 11.30%로 0.17%포인트 떨어지며 이와 대조를 이뤘다. 4∼6등급의 카드론 금리도 평균 0.3∼0.5%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저신용자 중 7등급에 대해서는 심사를 강화해 신용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일부를 대상으로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8∼10등급은 사실상 연체자로 보면 된다. 리스크 관리 때문에 7등급 아래로는 대출이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카드론 이용자 중 상당수가 연 20%를 넘는 고금리를 적용받고 있다는 점이다.
여신금융협회가 공시한 지난 12월 말 기준 카드사들의 대출상품(1년 이상) 적용금리대별 회원분포 현황을 보면, 카드론 신규 이용고객 중 금리가 연 20% 이상∼26% 미만인 비중이 13.4%나 됐다. 카드론을 쓰는 10명 중 1명 이상이 20% 넘는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23.24%)를 비롯해 삼성카드(21.96%), 우리카드(18.11%) 등은 그 비중이 20% 안팎에 달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생활자금이나 이자 마련을 위해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라고 풀이했다.
실제 한국은행의 대출행태서베이 결과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카드사 대출수요지수는 각각 6, 13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양(+)이면 대출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금융기관 수가 그렇지 않은 기관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에 맞물려 미국의 금리동결로 조달금리 급등 우려가 완화되면서 카드사들이 카드론 영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4분기 0이었던 카드사의 대출태도지수는 1분기 6으로 전망돼, 대출심사를 완화할 것으로 본 카드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오는 3월까지 카드론이 급증한 카드사를 대상으로 카드론 취급 실태와 심사 적정성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앞서 진웅섭 금감원장은 지난 12월 카드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경기 급락으로 카드론 이용자의 상환 능력이 악화되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잠재 부실이 현재화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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