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 Play, IT Play, BIZ Play’ 주제 11월 8일 헤럴드디자인포럼 건축계 노벨상 수상 日 세지마 가즈요 BMW 총괄 디자이너 카림 하비브 킥스타터 창업 얀시 스트리클러 알베르토 알레시·밥 벡슬리 등 글로벌 디자인계 구루 연사로 출연

4차산업혁명시대…IN 디자인, BEYOND 디자인…

판이 요동치고 있다. 경계 불문이다. 변화의 소용돌이가 경제ㆍ산업ㆍ문화 전 분야를 삼키고 있다. 방아쇠는 기술발전이 당겼다. 4차 산업혁명으로 통칭된다. ‘0’과 ‘1’로 이뤄진 디지털이 정보와 통신과 기술을 광속(光速)으로 섞는다. 삶은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앞선 1ㆍ2ㆍ3차 산업혁명의 어마어마했던 충격파가 초라할 정도다. 의심할 여지없이 ‘융복합(Convergence)’이 대세다. 인공지능(AI)ㆍIoT(사물인터넷)ㆍ빅데이터는 홀로 존재해선 무의미하다. 이런 기술ㆍ숫자의 탄생은 결합을 필연으로 한다. 너무 방대하고 복잡해 전체를 꿰뚫을 수 있는 인간이 없어서다. 융복합은 지식과 기술이 버무려진 세계 최고의 ‘뷔페(Buffet)’를 만들어놨다. 누가 이 판을 접수할 것인가. ▶관련기사 4·5면 쟁탈전은 격화일로다. 전기자동차 업체 패러데이퓨처(Faraday Future)는 의미심장하다. 이 분야 선두주자 테슬라를 위협한다. 국제정치판의 G2인 중국과 미국이 아이러니하게 자본과 기술을 합쳤다. 적과의 동침이다. 세계 최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지난 1월 내놓은 컨셉트 차량 ‘FFZERO1’은 유려한 외관으로 집중조명을 받았다. 첨단기술 전쟁의 한복판에서 디자인의 가치도 급부상하고 있다. 3~4년 전부터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의 디자인 회사 인수가 러시다. 페이스북이 핫 스튜디오를, 구글이 마이크앤마이크를 사들였다. 그들은 ‘디자인=무기’라는 걸 간파하고 있다.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가 실증이다. 미국 경영지(紙) 포쳔에 따르면 에어비앤비의 가치는 255억달러로 유니콘기업(1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스타트업)중 3위다. 공동창업자 3명 가운데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가 디자이너 출신이다. 세계 최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 이미지 중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선두그룹군에 속한 핀터레스트도 우선순위를 디자인에 둬 성공을 일구고 있다. 인간의 나태함과 욕구를 채울 묘안을 비즈니스와 ICT의 선두에 나서 포착할 첨병이 디자인인 셈이다.

경영의 ‘알파이자 오메가’가 된 디자인은 그러나 한국의 산업현장에선 걸음마 단계다. 삼성전자ㆍLG전자 등 20여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디자인경영을 접목하려 노력한 기업은 융복합의 성공사례를 써내려 가고 있다. 다만, 개척자들을 제외하곤 선행학습을 과도하게 한 흔적이 포착된다. 디자인의 중요성을 귀동냥으로 습득한 최고경영자(CEO)ㆍ최고재무책임자(CFO)가 디자인을 ‘산으로’ 이끌고 있다는 증언이 적지 않다. 디자이너들도 ‘창조적 혁신가’로서 자리매김할 만한 능력을 쌓지 못한 사례도 많다.

나 건 홍익대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장은 “디자인을 둘러싸고 CEO들의 기대는 엄청 큰데 실제는 그렇지 않은 괴리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디자이너들도 경영이슈를 파악하는 자격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4차산업혁명시대…IN 디자인, BEYOND 디자인…

오는 11월 8일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리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16은 기술이 열어놓은 융복합의 장에서 디자인의 역할을 재설계해볼 수 있는 기회다. ‘DESIGN Play, IT Play, BIZ Play’라는 주제로 열리는 포럼엔 킥스타터 공동창업자 얀시 스트리클러, 이탈리아 생활용품 브랜드 알레시의 CEO 알베르토 알레시,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 BMW 총괄 디자이너 카림 하비브, 핀터레스트 총괄 제품 디자이너를 지낸 밥 벡슬리 등 쟁쟁한 연사가 나온다. 강연이 예정된 영국의 대표 산업디자이너 로스 러브그로브는 헤럴드경제에 “한국과 같이 산업화 수준이 높은 나라는 디자인장관이 필요하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해 이번 포럼이 경영ㆍ기술ㆍ디자인 융복합 시대에 인식의 지평을 넓힐 마당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