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의행위 금지 공정 3개서 9개로 확대

노조 불복 절차 착수…21일 집회 취소 후 내부 소통

노동조합 전면 파업 나흘째인 4일 오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
노동조합 전면 파업 나흘째인 4일 오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법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금지 대상 공정을 3개에서 9개로 확대하면서 오는 26일부터 3주간 예고된 2차 파업에 제동이 걸렸다. 노조는 법원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파업 일정 변경 가능성을 시사하고, 사전에 예고한 집회도 취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인천재판부 제1민사부는 16일 쟁의행위 기간에도 평상시와 같이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공정의 범위를 1심보다 확대했다.

지난 4월 1심에서는 농축 및 버퍼 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등 3개 공정에 쟁의행위를 금지했지만, 이번에는 사측이 신청한 9개 공정 모두를 금지 대상으로 지정했다. 추가로 포함된 공정은 플라스크 배양, 배양기 배양, 회수, 배지 제조·공급, 크로마토그래피, 바이러스 여과 등이다. 기존 금지 대상인 농축 및 버퍼 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도 포함된다.

노조는 법원 결정에 불복 절차를 밟기로 했다. 다만 오는 26일로 예정한 파업 개시일과 기간 등 구체적인 일정은 다시 검토한다. 노조는 이날 입장문에서 “변경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구체적으로 변경된 일정은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는 21일 예정했던 집회도 취소했다. 노조는 “결정문의 해석에 대해 조합원의 이해와 전략 변경이 필요하므로 21일 집회는 취소했고, 조합 내부 소통을 위한 라이브 방송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파업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라며 “기존과 다른 전략이 필요할 뿐 파업의 전면적 제한이 이뤄진 것이 아니므로 단체행동 실행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2차 파업을 앞두고 참여 조합원을 모집해 왔으며, 이날 오전까지 조합원의 35%가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법원 결정에 대해 “상생의 노사 관계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노사는 임금 인상과 인사제도 개선 등을 놓고 협상을 이어왔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기본급 6.2% 인상과 일시금 지급 등을 제시한 반면, 노조는 기본급 9.5% 인상과 정액 300만원 지급,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3월 23일 임금·단체협약 조정이 결렬된 뒤 4월 하순 부분 파업을 벌였고, 5월 1~5일에는 연차 투쟁 방식으로 전면 파업에 나섰다. 이후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 투쟁을 이어왔다. 이달 초에는 노사 분규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회사의 유상증자 일정을 보류해 달라고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2차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 일정 차질과 매출 감소, 고객사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5월 5일간의 파업으로 약 1500억원의 매출 차질이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3주간의 파업은 내년 1분기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년간 지속되는 CMO(위탁생산) 수주 특성상 공급망 안정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노사 안정이 잠재 고객의 평가 요인인 만큼, 노사 간 합의점 도달 여부가 10월 말까지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