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포토닉스 공급망 주도권 확보 목표

전기 대신 빛으로 데이터 전송…전력 30~50%↓

엔비디아도 40억달러 투자하며 기술 경쟁 가속

TSMC, 차세대 패키징 CoPoS 2028년 양산 추진

대만 신주과학공원에 있는 TSMC 사옥의 모습 [게티이미지]
대만 신주과학공원에 있는 TSMC 사옥의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를 비롯한 대만의 30여개 선도기업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실리콘 포토닉스 연맹 설립을 추진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와 데이터 전송 병목 현상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대만이 기존 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광학 반도체 공급망의 주도권까지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7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4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 2026’의 주요 관심사였던 실리콘 포토닉스와 관련해 TSMC 등 30여개 기업이 연맹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경제부는 연맹이 공동 패키징 광학(CPO) 분야의 주요 기술적 난제를 함께 해결하고, 대만이 실리콘 포토닉스 공급망의 주도권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실리콘 기판 위에 광 집적회로를 제작해 전기 신호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기존 전기 신호 기반 연결 방식보다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의 차세대 핵심 기술로 꼽힌다.

대만 경제부는 실리콘 포토닉스가 전력 소비를 30∼50% 줄일 수 있으며, AI 컴퓨팅 성능을 높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전송 병목 현상을 극복할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AI 모델이 커지고 반도체 간 주고받는 데이터가 급증하면서 연산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전송 속도와 에너지 효율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CPO는 실리콘 포토닉스를 AI 프로세서와 통합해 데이터 전송 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광학소자를 반도체와 가까운 위치에 통합해야 하는 만큼 설계와 제조, 패키징 기술의 결합이 중요하며 실리콘 포토닉스 상용화의 주요 난제로 꼽힌다.

글로벌 기술기업들도 관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 1위 기업 엔비디아는 지난 3월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에 40억달러(약 5조3000억원)를 투자하는 등 차세대 광학 연결 기술 확보에 나섰다.

대만 경제부는 이러한 기술 경쟁 속에서 대만이 완성도 높은 반도체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만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에서 90% 이상, 패키징·테스트 시장에서 약 5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기존 제조·패키징 경쟁력을 실리콘 포토닉스 분야로 확장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지난해 실리콘 포토닉스를 포함한 ‘AI 신 10대 건설’을 추진해 2040년까지 15조 대만달러(약 695조4000억원)의 생산 유발액과 50만개의 AI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편 TSMC는 차세대 첨단 패키징 기술인 ‘칩 온 패널 온 서브스트레이트’(CoPoS)를 2028년 하반기 양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기존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에 이어 CoPoS 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oPoS는 기존 12인치 원형 웨이퍼 대신 310×310㎜ 규격의 정사각형 패널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TSMC는 이를 통해 소재 활용률을 70% 미만에서 9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올해 장비와 소재 검증을 시작하고 2027년 소규모 시험 생산을 거쳐 2028년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