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통과 대규모유통업법에 업계 우려
“제2의 홈플러스 사태 촉발할 수” 주장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대규모 유통업자의 직매입 정산기한을 기존 60일에서 35일로 대폭 단축하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현재 계류 중인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 18건을 폐기하고 해당 내용을 위원회 대안에 반영하는 방안이 의결됐다. 정무위 대안으로 제시되는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직매입 대금 지급기한을 현행 상품수령일부터 60일에서 35일로, 특약매입·위수탁·매장임대 거래는 월 판매마감일부터 40일에서 20일로 단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당초 제안(직매입 30일)보다는 완화된 것이다. 공정위는 2024년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겪은 뒤 정산기한을 단축하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선방안을 추진해왔다.
업계는 이번 개정안이 중소유통업계에 상당한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지난 3일 입장문을 내고 “지급기한을 획일적으로 앞당기면 유통업체의 운전자금과 정산 시스템에 급격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법 개정안이 취지와 반대로 중소 납품업체의 판로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도 했다. 운전자금이 부족해지면 유통업체는 대기업 인기상품이나 저가 수입상품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소업체의 납품 물량과 거래 기회를 줄이고 상생 여력을 약화시키는 역설을 낳는다며 “제2의 홈플러스 사태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상공인들도 마찬가지다.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는 “개정안이 납품업체 보호를 명분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유통업체의 자금 부담을 키워 발주 감소와 매출 축소를 초래해 중소 납품업체와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며 “지급 기한 단축으로 인해 유통업체가 대기업 중심 거래를 선호하게 돼 중소업체의 판로가 더 좁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중소상공인협회는 논평에서 “실물 경제의 복잡한 톱니바퀴를 간과한 처사로, 중소유통업계 전반에 초래될 연쇄적 붕괴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중소 유통업체와 플랫폼의 자금 유동성이 경색되고, 유동성 고갈로 인한 정산 중단 사태가 빈발할 위험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거대 중국계 플랫폼의 경우 본 법안의 구속력을 비껴갈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지급 기한 단축은 납품업체의 유동성을 개선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동시에 직매입 유통기업의 운전자금 부담과 상품 매입 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충분한 판매 이력을 확보하지 못한 신생 브랜드와 스타트업 제품의 시장 진입 기회가 축소되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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