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韓, 중동 원유 주요 수입국” 국방부도 ‘동맹 역할’ 압박
트럼프 “도움 안 준 동맹 기억할 것” 정부, 파병 가능성도 열어둬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 기여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한국을 향해 “역내 자원 투입을 기다리고 있다”며 동맹국의 역할 확대를 재차 압박했다. 한국 정부가 한반도 대비 태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해외 파병 가능성까지 열어둔 가운데 미국이 공개적으로 한국의 기여를 요구하면서 향후 정부가 내놓을 지원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기여 방안 검토와 관련해 “한국은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 가운데 하나”라며 “우리는 한국이 역내에 자원을 투입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역시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동맹국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나서서 지원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자산이나 병력 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에 문의해달라”고 답했다.
미국은 이란과의 충돌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지자 동맹국들에 군사·안보적 역할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직접 거론하며 기여 확대를 압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이란전과 관련해 미국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기억해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맹국들이 미국을 위해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만 일방적으로 동맹국을 지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미국이 사실상 전담하는 대신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직접 비용과 자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 정부도 미국의 이 같은 요구를 고려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실질적인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4일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기여 방안을 살펴보고 있으며 군사적 기여도 선택지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해외 파병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파병 검토 가능성에 대해 “한반도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에서는 운신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검토 중인 호르무즈 해협 기여 방안의 수위와 형태가 주목된다. 미국이 한국을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으로 직접 지목하며 자원 투입을 요구한 만큼 향후 한미 간 협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군사적 지원 문제가 주요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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