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도시오, 아사히신문 인터뷰서 AI 한계 지적

미야자키 감독의 독창적 작업 방식·작품성 강조

지브리 스튜디오 [아스투리아스 공주 재단 홈페이지]
지브리 스튜디오 [아스투리아스 공주 재단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의 제작을 맡아온 스즈키 도시오 스튜디오 지브리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인공지능(AI)이 소위 ‘지브리 스타일’의 외형을 흉내 내더라도 지브리 특유의 진정한 표현과 감성을 만들어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스즈키 대표는 이날 게재된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오픈AI가 2025년 공개한 이미지 생성 기능을 통해 ‘지브리풍’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유행했을 당시, 쏟아졌던 취재 요청을 모두 거절했던 배경을 밝혔다.

그는 “다들 금방 싫증 낼 것이라고 생각해서 거절했고 결국 그렇게 됐다”며 “일종의 애니메이션은 AI로도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관련 지식이 있는 사람이면 금세 가짜인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별 의미도 재미도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스즈키 대표는 미야자키 감독이 생성형 AI의 존재 자체를 모를 정도로 세상사에 무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이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파고드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야자키 감독의 창작 방식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AI와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다고 강조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2024년 미국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제작할 당시 스마트폰과 신문, TV 등 미디어는 물론 외부와의 교류를 완전히 끊고 정보가 차단된 상태에서 창작에만 몰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즈키 대표에 따르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명장면으로 꼽히는, 극 중 왜가리의 입 속에서 갑자기 사람의 얼굴이 튀어나오는 장면을 두고 전문가들은 “컴퓨터그래픽(CG)으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야자키 감독이 외부 정보를 차단하고 작업했던 방식이 결국 컴퓨터가 가장 어려워하는 모습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스즈키 대표는 1989년부터 스튜디오 지브리에 합류한 이후 미야자키 감독이 만든 극장용 애니메이션 작품 대부분을 프로듀싱했다.


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