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윤정숙 홍보과장, 마포구 이기연 홍보담당관 구청장 교체에도 유임돼 눈길

AI가 만든 세종로 일대 전경
AI가 만든 세종로 일대 전경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서울 자치구는 크지 않은 조직이지만 홍보과장은 대변인 역할을 한다.

서울시나 중앙부처 대변인 역할과 비교할 수 없지만, 자치구에서 일어라는 모든 정책 홍보 및 비판 언론 대응 등 결코 작지만 않은 역할을 한다.

홍보과장은 구청장을 비롯한 구정 전반의 정책을 주민과 언론에 알리는 자치구의 ‘입’이다. 주요 사업을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물론 논란이나 비판 보도가 나올 경우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구청의 입장을 설명하는 대변인 역할도 맡는다.

구청 안팎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언론의 문제 제기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구청장과 간부들의 정책 방향을 이해하는 능력과 함께 언론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감각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가 끝나면 홍보과장은 적지 않은 수난을 겪는다. 특히 현직 구청장을 꺾고 상대 후보가 당선될 경우 홍보과장은 교체 대상 1순위로 꼽히기 쉽다.

새 구청장 입장에서는 자신의 구정 철학과 정책을 제대로 전달할 새로운 홍보 진용을 구축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홍보과장이 단순한 행정 보직을 넘어 구청장과 정치적 운명을 함께하는 자리로 인식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도 업무 능력과 조직 내 평판을 바탕으로 자리를 지키는 홍보과장이라면 상당한 내공을 갖춘 인물로 평가할 수 있다.

민선 9기 지방선거를 통해 구청장이 교체된 서울 자치구 가운데 종로구 윤정숙 홍보과장과 마포구 이기연 홍보과장이 유임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종로구는 성균관대 출신 윤정숙 과장을 유임한 데 이어 강미희 언론팀장을 인사팀장으로 발탁했다. 인사팀장은 직원들의 승진과 전보 등 인사 실무를 담당하는 행정지원 부서의 핵심 보직이다.

윤 과장과 강 팀장 모두 업무 능력과 조직 내 평판이 좋아 새 구청장 체제에서도 신임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고동석 행정국장 등 인사라인 간부들의 평가와 지지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포구도 동국대 출신 이기연 홍보담당관을 유임했다. 이와 함께 구청장직 인수위원회에 파견됐던 정임영 미디어팀장을 언론팀장으로 발탁했다.

전임 백성미 언론팀장은 교통관리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교통관리팀장은 교통건설국의 주요 업무를 담당하는 선임 팀장급 보직으로 평가된다.

구청장이 바뀌었는데도 유임되거나 주요 보직으로 영전한 공직자들은 정치적 환경의 변화와 관계없이 업무 능력과 조직 내 신뢰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직자는 영혼이 없다’는 말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소신 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선거 결과와 단체장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정치적 중립성과 행정의 연속성을 지키며 맡은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결국 공직사회에서 오래 살아남는 힘은 특정 인물과의 인연이 아니라 실력과 평판, 그리고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쌓은 신뢰다.


seouldream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