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靑 출신…헌법과 정치 접목

공공 주도·공급 ‘헌법주택’ 주거난 해결

신생아 펀드 추진 등 출산율 제고 중점

조유진 서울 영등포구청장
조유진 서울 영등포구청장
조유진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양질의 공공주택인 ‘헌법주택’을 주민에게 공급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조유진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양질의 공공주택인 ‘헌법주택’을 주민에게 공급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가칭 ‘헌법주택’이라는 양질의 공공주택을 주민에게 공급하겠습니다.”

조유진 서울 영등포구청장의 6·3 지방선거 1호 공약은 ‘헌법도시 선언’이었다. 그 이행방법으로는 정부가 ‘국민주권의 날’로 제정을 추진 중인 매년 12월 3일 구민 민회 정례 개최, 헌법 기반 시민교육 의무화 등을 내세웠다.

조 구청장이 ‘헌법’에 천착하게 된 배경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있다. 그는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다. 노 전 대통령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한 그에게 “헌법과 정치를 접목시켜보라”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이후 대통령의 국정행위를 헌법 측면에서 모니터링하는 것이 그의 일이 됐다. 6·3 지방선거를 통해 구청장이 된 그는 주민의 제1 현안인 ‘집 문제’를 헌법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그는 “헌법이 과연 우리한테 뭘 해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생활의 기틀이 되는 집을 제공해 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는 13일 조 구청장을 만나 그가 그리는 민선 9기의 청사진을 들여다 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한 지 50일 가까이 지났다. 그간의 소회는.

▶하면 할수록 해야 될 일이 많다. 조그만 점으로 보였던 우주가 천체 망원경 성능이 좋아지며 하나의 은하계라는 게 밝혀졌다. 그런 심정이다. (구정도) 밖에서 볼 때에는 하나의 점이었다. 와서 보니 다른 커다란 문제들이 있다. 모든 걸 제가 다 할 수는 없다. 공약이나 중요한 민원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된다. 다만 그것만 하면 안 된다. 그래서 개통한 것이 ‘소통폰’이다.

-주민과 직접 소통하는 소통폰을 개통한 배경은.

▶선출직 공무원이다. 소통은 일상이 돼야 된다. 그래야 본분을 잊지 않는다. 인터뷰 직전까지 민원인과 통화했다. 이 자리가 가지는 권한 때문에 착각에 빠지기가 쉽다.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주민과 소통해야 본분을 잊지 않고 과대 망상에 빠지지 않는다.

-(소통폰을 개통한 지) 열흘(인터뷰 시점 기준) 됐다. 어떤 민원이 들어왔나.

▶‘밤만 되면 굉음을 내는 차들로 시끄럽다’는 민원이 있었다. ‘소음 방지 신호등을 달아달라’는 문자 민원도 있었다. 제가 직접 전화해서 ‘소음 방지 신호등이 도로교통법상 없다’고 하니 (해당 민원인이) ‘그게 아니라 소음 방지 교통 표지를 달아달라’고 하더라. ‘그건 우리가 해줄 수 있다’고 했다. 조금 전에 교통행정과장한테 전화 해서 조치했다. ‘구청장’이라고 직접 전화하면 놀란다. 하지만 대부분 고마워한다. 다 전화는 못하지만, 주요 민원에 대해선 한다. 해당 부서에서 1차로 하면서 ‘구청장이 그후 전화할 것’이라고 전한다. 하루에 20개 정도 민원이 온다. 민원인에게 전화하기 위해 하루 일정 중 1시간 정도를 비워놓는다. 시간이 없으면 퇴근 후에도 한다. (오후) 9시까지 할때도 있다. 구청장이 전화해서 그런지 늦은 시간에도 양해를 해주더라.

-첫 현장 일정으로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신생아실을 찾았다.

▶공약 중 ‘합계 출산율 1.0 돌파’가 있다. 현재 영등포의 출산율은 0.7 정도다. 삶의 조건을 집약적으로 표현해 주는 게 출산율이다. 불행하면 아기를 낳지 않는다. 영등포에서라도 낙관주의를 일으켜 보자는 것이다. 참고로 영등포에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병원은 네 군데밖에 없다. 부인과는 있는데 아기를 낳는 산과는 없다.

-어떤 출산 정책이 나오는가.

▶선거 기간 중 아이가 태어나면 코스피 우량주를 주겠다고 약속 했다. 법적으로 자치구가 주식을 줄 수 없다. 대신 신생아 펀드를 만들 예정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펀드에다 입금을 하고 성인이 될 때까지 그걸 보유하게 하는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영등포에서 태어난 아이의 주식계좌에 출생축하금을 지급하고 ‘여의도 금융특구’와 협력해 맞춤형 컨설팅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신생아 펀드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시행했다. 미국은 ETF 계좌를 신생아용으로 만들어서 18세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영등포에 살다가 이사 가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공약 1호가 ‘헌법도시’였다.

▶식민 통치를 받고도 선진국에 진입한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우리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헌법이다. 자유, 평등 인권, 법치주의가 우리 국민이 추구하는 방향과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다. 헌법을 내면화하면 훨씬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영등포에 국회가 있다. 민주화 운동을 하고, 헌법을 만들고 의결하고, 그 다음에 또 그 헌법을 지켜낸 곳도 영등포라는 상징성이 있다.

-헌법 전문가가 된 배경은.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자네는 법학을 전공했으니 헌법과 정치를 접목해 보라’는 말씀을 들었다. 이후 대통령의 국정 행위를 헌법의 관점에서 모니터링하는 일을 하게 됐다. 헌법의 대중화를 위해 힘써왔다. ‘헌법 사용 설명서’ ‘처음 읽는 헌법’ 등 헌법 관련 책도 썼다. 처음헌법연구소에서 활동하면서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축제로, 매년 민회도 개최하겠다고 했다. 어떻게 진행되나.

▶각 동에 할당해서 200명 정도를 공개 모집이나 추첨을 통해서 뽑을 계획이다. 현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찬반 양론을 다 소개한 다음, 토론도 해서 최종적으로 투표를 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민회는 1년에 한 번 열 거다. 가급적 기존 정치질서나 사회적 네트워크에 편입되지 않은 분을 대거 참여시키고 싶다.

-임기 초반에 중점적으로 할 정책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거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주택이 공동체의 상호 신뢰와 상호 부조의 산물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헌법에는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쾌적한 환경에서 쾌적한 주거 생활을 하도록 노력해야 된다는 규정이 있다. 헌법이 과연 우리한테 뭘 해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생활의 기틀이 되는 집을 제공해 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헌법에 대해서 다시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

▶가칭 헌법주택이라는 양질의 공공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임대 형태가 될 수도 있고 부분 소유도 될 수 있다. 신축을 할 수도 있다. 아니면 기존에 있는 주택을 매입해서 할 수도 있다. 아파트, 단독, 연립 등 여러 가지 형태가 가능하다. 재개발·재건축의 기부채납 형식도 가능하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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