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조선 누적 수주량 2098척…전년比 2배 뛰어

중고선 누적 거래도 1555척…선가 지수도 고공행진

선별 수주 나선 국내 조선사, 가격 협상력 더 높아져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HD현대 제공]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HD현대 제공]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올해 들어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가운데, 신조선가와 중고선가 모두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조선소의 도크(건조공간) 부족 현상이 맞물리며 선박 확보 수요가 대거 몰린 영향이다. 이 같은 발주 호조와 선가 상승세는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를 펼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넷째주(35주차)까지 전 세계 신조선 누적 수주량은 2098척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938척)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올해 35주차 한 주 동안에만 오일탱커 17척, 케미칼 및 특수선 32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4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 드라이벌크선 1척, 컨테이너선 12척 등 107척이 대거 발주됐다.

신조선 시장의 열기는 중고선 거래에서도 이어졌다. 같은 기간 중고 선박의 누적 거래량은 1555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39척)과 비교해 300척 이상 증가했다. 35주차에도 총 32척의 중고 선박이 거래되며 활발한 흐름을 보였다.

수요 폭증에 힘입어 선가 지수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5주차 신조선가지수는 전주 대비 0.09포인트 오른 186.34를 기록했다. 선종별 상세선가를 보면 9만1000CBM(입방미터)급 LPG선(1억1450만달러), 6500CEU(1CEU=자동차 1대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급 자동차 운반선(9300만달러)이 각각 50만달러씩 상승했다. 중소형 선종인 파나막스급 벌크선(3850만달러), 핸디막스급 벌크선(3550만달러)도 각각 25만달러씩 상승했다.

중고선 시장 역시 즉시 투입 가능한 선박 선호 현상이 겹치며 가격이 뛰었다. 특히 석유화학 제품운반선 리세일(건조 중 선박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100만달러 치솟은 5900만달러를 기록했다. 벌커선과 컨테이너선 중고가는 변동 없이 고점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같은 전 세계적인 선박 발주 폭증과 가격 상승세는 국내 조선업계의 수익성 강화에 한층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3년치 이상의 건조 물량을 확보한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무리한 수주 경쟁 대신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해 수주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전체 발주량이 늘어날수록 조선소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져 더 높은 선가를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또한 중고선가 및 리세일 가격의 상승은 신조선가의 지속적인 상승을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조선소의 도크 포화로 신조선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 상황에서, 중고선 가격마저 오르면 선주들은 비싼 값을 주더라도 신조선 발주를 서두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선가 상승이 신조선가를 밀어올리는 구도는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단가 상승과 실적 개선 흐름을 장기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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