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硏·UNIST·군산대, ‘쌍분자 패시베이션’ 기술

- 서로 다른 두 분자로 결정 경계·표면 결함 동시 제거

‘쌍분자 패시베이션’ 기술로 제작한 태양전지.[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쌍분자 패시베이션’ 기술로 제작한 태양전지.[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태양전지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미세한 ‘틈새’를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분자로 동시에 메우는 기술에 성공했다. 태양전지의 발전효율과 안정성을 함께 높일 수 있어 건물 창문이나 자동차 선루프 등에 적용되는 고효율 유연 태양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연구실 홍성준 박사 연구팀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박영석 교수, 군산대학교 이경구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역구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쌍분자 패시베이션’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가볍고 제조 공정이 간단해 실리콘 태양전지를 이을 차세대 태양광 기술로 꼽힌다. 특히 전극 배치를 기존과 반대로 구성한 역구조 방식은 저온 공정이 가능해 대면적·유연 태양전지 제작에 유리하다.

문제는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만드는 과정에서 결정 경계와 표면에 생기는 미세 결함이다. 이 결함은 전자와 정공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사라지는 손실을 일으켜 발전효율과 장기 안정성을 떨어뜨린다.

기존에는 표면에 얇은 분자층을 입히는 ‘패시베이션’ 기술로 결함을 줄였다. 하지만 대부분 한 종류의 분자만 사용해 결정 경계 깊숙한 곳과 표면의 서로 다른 결함을 한꺼번에 제거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한 종류의 분자 대신 서로 다른 결합 특성을 가진 두 유기분자 ‘PDAI’와 ‘4TF’를 순차적으로 적용했다. 크기가 작은 PDAI가 결정 경계 사이의 미세한 틈을 메워 전하 이동 통로를 안정화하고, 4TF는 표면에 남아 있는 불안정한 납 원자와 결합해 추가적인 결함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모양과 역할이 다른 두 종류의 블록으로 서로 다른 빈틈을 동시에 채운 셈이다.

쌍분자 패시베이션을 적용한 태양전지의 광전변환효율은 24.6%를 기록했다. 표면 처리를 하지 않은 태양전지의 21.21%보다 3%포인트 이상 높고, PDAI만 사용했을 때의 23.17%도 웃돌았다. 두 분자를 각각 사용하는 것보다 순차적으로 함께 적용했을 때 결함 제거와 표면 안정화 효과가 서로 보완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홍성준 박사는 “이번 성과는 건물 창문이나 자동차 선루프, 휴대용 기기 등에 쓰이는 고효율 유연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원천기술”이라며 “고성능 차세대 태양전지 제품군으로 응용해 친환경 재생에너지 시장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