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핀 양자점으로 루게릭병 단백질 응집 억제, 난치성 질환 치료 가능성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단백질구조약물기전연구단 이영호 박사의 ‘난치성 질환 극복을 위한 단백질 응집 제어 기술 개발’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2026년 출연연 우수 연구성과’에 선정돼 이사장상을 수상했다고 27일 밝혔다.
우리 몸속 단백질은 고유한 구조와 안정성을 유지해야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구조가 무너지면서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뭉치는 ‘단백질 응집’이 발생하면 세포 기능이 떨어지고 알츠하이머병과 루게릭병 등 퇴행성 질환의 발생과 진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박사는 개별 단백질의 특성을 분석하는 기존 접근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단백질 간 상호작용과 세포 내부 환경에 따라 응집 현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규명하고, 이를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대표적으로 국내외 연구진과 공동으로 루게릭병의 주요 병리 단백질인 ‘TDP-43’의 비정상적 응집을 그래핀 양자점(GQD)이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 응집 자체를 제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Nano’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알츠하이머병 연구에서도 성과를 냈다. 주요 병리 단백질인 ‘타우’와 ‘아밀로이드 베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응집과 독성을 변화시키는 원리를 밝혀 국제학술지 ‘Nature Chemical Biology’에 발표했다. 서로 다른 질환에서 나타나는 단백질 응집이 공통된 분자 기전을 통해 연결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Translational Neurodegeneration’에 게재했다.
특히 세포 내부의 ‘PDIA6’ 단백질 집합체가 정상적인 단백질 구조 형성을 돕고 비정상적인 응집을 억제하는 새로운 세포 소기관이라는 사실도 규명했다. 이 연구는 ‘Nature Cell Biology’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이번 연구들은 단백질 응집을 질병 발생 과정에서 나타나는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단백질 간 상호작용과 세포 환경에 따라 변화시키고 제어할 수 있는 과정으로 바라봤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 단백질 응집이 핵심 병리로 작용하는 난치성 질환의 치료 전략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영호 박사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질환 극복을 위한 단백질 응집의 원리와 제어 기전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