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호실적에 주가 시간외 4%↑

마이크론·샌디스크 등도 일제히 상승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3~5% 상승세

엔비디아 AI투자 확대…반도체주 호재

메모리 계약 279억弗, 전분기比 2.3배↑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전망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주가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AI 반도체 생산을 제약할 정도로 메모리 공급이 부족하다고 밝히면서다. 엔비디아의 AI 투자 확대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국내 메모리 업체의 수요와 실적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쏠린다.

27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25% 오른 27만원에, SK하이닉스는 5.21% 상승한 177만6000원으로 상승 출발했다. 이날 상승은 26일(현지시간) 발표된 엔비디아가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4% 급등한 영향이 컸다. 앞서 엔비디아는 장 마감 후 발표한 지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고,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에도 시장 전망치 이상으로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내놨다. 이에 시간외 거래에서 마이크론·샌디스크·마벨 등 주요 반도체주 역시 줄줄이 3% 안팎 급등하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번 엔비디아 실적에서 국내 반도체주가 주목할 부분은 앞으로도 AI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점이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 962억20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923억달러를 웃돌았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89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고, 3분기 매출 전망도 1080억달러로 실적 발표 전 시장 전망치 1042억달러를 상회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엔비디아 실적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디램(DRAM) 등 메모리 수요 가시성 및 메모리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을 높여준 만큼 한동안 불안감이 높았던 주도주인 반도체의 투자심리는 호전 국면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장 마감 후 하락했던 엔비디아의 시간외 주가는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 성장 전망이 나오면서 반등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2028년 매출 성장률은 약 70%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장이 예상했던 40%대 중반의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는 현재 공급 능력을 감안한 수치로, 실제 수요는 이보다 높아 공급을 추가로 확보하면 성장률도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는 엔비디아가 장기적인 공급 부족을 예상한 점을 특히 국내 반도체주에 우호적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AI 가속기 생산을 늘리려면 HBM 등 메모리 공급도 함께 확대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공급과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맺은 계약 규모가 279억달러로 급증한 것이 중요 변수”라며 “전분기 119억 달러에서 2.3배 늘고 대부분이 메모리 관련 계약이라는 점이 현재 공급 상황을 대변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투자업계는 AI 투자 확대가 실제 수요에 기반한 것인지는 여전한 변수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오픈AI 등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원하고 해당 기업들이 다시 엔비디아의 GPU를 구매하는 구조가 확대되면서 일각에서는 이를 ‘순환금융’이라 비판하고 있다. ‘반도체 거품론’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AI 투자 규모가 실제 수요보다 금융 지원에 의해 부풀려진 것이라면 엔비디아의 중장기 성장 전망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대목이다.

엔비디아도 직접 이 같은 우려를 해명하고 나섰다. 오픈AI가 2030년까지 약 12기가와트(GW) 규모의 엔비디아 컴퓨팅 자원을 구축하기로 했으며, 엔비디아가 신용 지원을 제공하는 규모는 그 중 일부분인 약 2GW에 그친다는 반박이다. 크레스 CFO는 이날 “일부에서는 이를 순환금융이라고 부르는 걸 알고 있지만 우린 이를 다르게 본다. 이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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