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사회가 병역 문제로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인기 배우를 비롯한 연예인과 의사, 사업가 등 20여 명이 병역기피 혐의로 기소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또 다른 유명 가수 겸 배우까지 같은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 거액을 주고 브로커를 통해 위조된 의료서류를 발급받았다는 사실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사회 전반의 공정성과 신뢰를 뒤흔들었다.
이러한 병역기피 사건을 두고 대만 여론은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돌아오는 대한민국의 K팝 스타들을 주목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병역은 더 이상 회피의 대상이 아니며 오히려 당당히 이행하고 돌아온 이들에게 더 큰 박수와 신뢰가 쏟아진다.
군 복무를 통해 얻은 경험은 이후 활동의 밑거름이 되고,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 책임을 다했다는 자부심은 그들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이들이 전하는 군 복무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것은 단순한 경험담이 아니라 공동체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했다는 증명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우리 역시 병역을 ‘손해’로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일부는 지위를 이용해 의무를 회피했고, 그때마다 사회는 깊은 실망과 분노를 경험했다. 하지만 사회가 성숙함에 따라 국민 인식도 변하고 있으며 대중은 자신이 지지하는 이들이 병역 의무를 다하는 모습에 더 큰 신뢰와 지지를 보낸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속에서 병무청은 2017년 9월부터 ‘병적 별도관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연예인, 체육선수, 고위공직자와 자녀, 고소득자와 자녀의 병역이행 전 과정을 모니터링한다. 대상자가 신체등급 4~6급을 받거나 입영(소집)을 연기한 때 또는 국외여행허가를 받는 경우 등 이행 과정에 대해 절차가 올바르게 처리됐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목적이다.
지난해 9월에는 병역이행 공정성 강화를 위해 ‘질병 추적관리제도’를 도입했다. 연예인, 체육선수 등 관리대상자가 병역 면제 이후에도 해당 질환으로 치료를 계속 받는 지 3년 동안 추적관리가 가능하도록 법령을 정비했다. 과거에는 병역의무자가 5~6급 면제 처분을 받으면 즉시 관리가 해제돼 뇌전증 등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질병을 악용하더라도 확인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면제 이후에도 진료기록과 사회 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함으로써 허위질환 여부를 보다 면밀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됐다.
우리 사회에서 병역은 공정과 정의의 수준을 가늠하는 하나의 기준이다. ‘병역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된다’는 원칙이 흔들림 없이 지켜질 때 공동체에 대한 신뢰와 연대는 더욱 단단해진다. 특히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이들이 책임을 묵묵히 이행하는 모습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당신의 헌신은 결코 사소하지 않으며 이 사회는 이를 토대로 서 있다는 사실이다.
병역이 자랑이 되는 사회, 책임을 다한 이들이 존중받는 사회, 그 당연한 가치를 지켜내는 일은 결코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제도적 노력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함께 맞물릴 때 비로소 가능하며 병적 별도관리제도가 지향하는 바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앞으로도 병무청은 공정성을 제도로 증명하고 그 위에 신뢰를 쌓아가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홍소영 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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