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종 DN솔루션즈 대표이사 [DN솔루션즈 제공]
김원종 DN솔루션즈 대표이사 [DN솔루션즈 제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는 국내 최대 공작기계 업체 DN솔루션즈는 “작년 미국 내 점유율이 4위에서 2위로 올랐다”며 “‘미국산’(메이드 인 USA) 중시 시대를 현지 점유율 증대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DN솔루션즈는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김원종 DN솔루션즈 대표는 “이번 달 말 미국 시카고에서 현지 기술 지원을 담당할 시카고 테크니컬 센터(CTC)를 열면서 미국 사업을 더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공작기계는 금속을 깎아 고정밀 부품을 만드는 기기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제조업 전반에 꼭 쓰이는 기초 설비로 꼽힌다. DN솔루션즈는 세계 시장에서 공작기계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장 기기 부품을 공급하고 유지·보수를 하는 ‘하드웨어 솔루션’도 지원하며, 차세대 성장 사업으로는 공장 자동화 서비스를 키우고 있다. 매출 비중은 수출이 약 80%, 내수가 20%다.

DN솔루션즈는 현재 한국(창원)과 중국에 공장을 갖고 있다.

미국 사업장은 없지만 현지 여러 업계와 연계가 탄탄한 만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강화 기조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DN솔루션즈는 이와 관련해 현지 항공기 엔진 제조사인 ‘프랫 앤 휘트니’가 최근 자사 장비를 샀고, 정상급 자동차 부품 업체인 리나마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모터스포츠 명문팀 ‘조 깁스 레이싱’도 경주 차량 부품의 제작에 자사 공작기기를 쓰며, 미국 내에서 일자리 창출의 근간으로 주목받는 지역 제조업 공급망에도 폭넓게 고객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문을 여는 시카고 센터에서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미국 우주항공 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탁월성 센터’(CoE)를 키워 현지 연구개발(R&D)과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보호 무역주의 및 공급망 재편기의 불확실성은 우리에게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키울 기회”라며 “미국에서의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현지인 법인장, 조직, 딜러망을 갖췄고 관세 등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장 확보 자금을 토대로 공장 자동화를 책임지는 ‘플랫폼’(기반 서비스) 기업으로 회사를 키워나가겠다고 전했다.

단품 공작기계를 ‘스마트 머신’으로 진화시키고. 자사의 기기 운영 소프트웨어를 타사 협동로봇과 AI 기술 등과 연계해 ‘지능형 공장’(스마트 팩토리)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공작기계 구동에는 고도의 숙련 인력이 필요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사람은 많아도 숙련공은 부족하다는 것이 공통적 고민이다. 이런 상황과 고령화 트렌드 등을 볼 때 공장 자동화는 꼭 해야 할 사업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각국의 성장 기회로는 국내에서는 반도체·조선·방위산업 확산을 꼽았고 미국에서는 민간 우주산업 성장과 조선업 재활성화를 꼽았다.

중국에서는 전기차(EV) 업종 확대가 계속되고 석유와 가스 자원 개발이 활발하며, 인도에서도 차량·우주항공 부품, 전자제품 제조 산업이 부상해 관련 장비 수요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에 대해 김 대표는 충분한 대책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경쟁사인 일본 기업들과 비교할 때 환율 환경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작년 4분기 이후 전략적으로 재고를 확대해 향후 수개월 동안 대응할 수 있는 물량이 있으며 판매량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미국에서도 생산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며, 공급망 취약과 숙련 인력 부족과 같은 현재 난관을 해결할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DN솔루션즈가 이번에 공모하는 주식은 총 1753만7000주로 전체 발행 주식(6313만7073주)의 28%에 해당한다.

신주 757만6594주를 모집하고 기존 주주들이 996만406주를 구주 매출한다.

희망 공모가액은 6만5000∼8만9700원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4조139억원에서 5조6633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이번 상장 후 2025∼2027년 기준으로 3년 누적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예상보다 높은 몸값은 IPO 흥행 우려 요소 중 하나다. 투자업계에서는 DN솔루션의 몸값이 고평가돼 있고 구주 매출의 비중(약 57%)이 높아 IPO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구주 매출은 종전 주주의 투자금 회수가 목적인 만큼, 회사에 유입되는 자금을 줄여 종목의 매력을 떨어뜨릴 위험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joo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