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홍준표 “한덕수와 함께”

한동훈·안철수도 단일화 문 열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정작 한 대행은 대선 출마와 관련해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그의 국회 시정연설과 맞물려 더욱 커진 보수층의 ‘반이재명 빅텐트’ 기대감이 경선 후보들의 전략 변경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선 주자 4인이 모두 한 대행과 단일화에 문을 열어놓으면서 오는 29일 최종 2인으로 좁혀지는 국민의힘 대선 결선 구도는 안갯속에 놓였다. 당초 한 대행까지 포함한 반명 빅텐트를 주장하는 표심이 경선 레이스 초반부터 ‘김덕수(김문수+한덕수)’를 내세운 김문수 후보에게 쏠릴 것이란 관측이 짙었지만, 다른 주자들도 한 대행과 단일화에 긍정적으로 돌아서며 표심이 분산되는 구도가 됐기 때문이다.

홍준표 후보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고 반이재명 단일화에 나선다면 한덕수 대행과도 함께 하겠다”고 공개 발언했다. 특히 “국민대통합을 위해 갈등을 녹여낼 용광로가 돼 모든 정치 세력을 끌어안고 가고자 한다”며 범보수 단일화에 부정적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협상 의지도 밝혔다. 한동훈 후보도 “(나와 한 대행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고 꽃피우겠다는 생각이 완전히 같다”고 했고, 안철수 후보도 “(한 대행이) 부득이 출마한다면 빅텐트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고 단일화에 문을 열었다.

경선 주자들이 출마 여부에 대해 입을 닫은 한 대행에 손을 내미는 배경에는 우선 ‘이재명은 안 된다’는 보수 표심이 있다. 당내 선거에서 ‘표 몰이’를 통해 영향력을 과시했던 친윤계도 “우리에겐 진영을 넘어서는 슈퍼 빅텐트가 절실하다(5선 김기현 의원)” 등 빅텐트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오는 27~28일 여론조사가 ‘당원 투표 50%, 일반 여론조사(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 50%’로 치러지는 만큼 이들이 당심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친윤계 재선 의원은 “단일화에 대한 (후보들의) 진정성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 전후로 더욱 커진 한 대행 출마 기대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한 대행이 “(첨단산업 투자는) 여기 방청석에 와 있는 젊은 세대, 청년 세대를 위해 절실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전국적인 산불 피해 자원봉사는) 감동적인 대한민국의 한 장면” 등 사전 원고에 없는 현장 발언을 한 것을 놓고 대권을 고려한 정치적 메시지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진 기자


soho09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