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왼쪽) 중국 국가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AFP]](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2/news-p.v1.20250415.f5f6c3decd454c90991a0d6840e66b21_P1.jpg)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관세 정책발 리스크와 통화정책 독립성 우려까지 겹치며 미국 자산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 증시에서도 미국 주요 기업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중국과 인도 기업의 주가가 질주하면서 ‘셀 아메리카’ 양상이 뚜렷해졌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2%대 하락을 보이며 후퇴했다. 그간 미국 증시를 이끈 미국 기술기업 매그니피센트7(M7)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은 이날 1.94% 하락했다.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로 알려진 밍치궈가 애플에 대한 관세 위험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전체 상황이 매우 예측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추락했다.
엔비디아도 경기 불안 심리와 신규칩의 출시 지연 소식에 4.51% 하락했다. 여기에 중국의 화웨이가 업데이트된 AI 칩에 대한 대량 배송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타격을 입혔다.
테슬라(-5.75%)는 저가형 모델 Y의 출시가 올해 후반 또는 그 이후로 미뤄졌다는 보도에 하락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기술주 낙관론자인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는 22일 실적 발표에서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복귀하지 않으면 테슬라 지지자들의 구매 포기로 구매 수요 중 15~20%가 사라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2.35%)도 글로벌 투자 은행인 UBS가 AI 수요를 일축하며 데이터 센터 중단이 둔화가 아니라 성숙의 신호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지만 하락했다. 아마존(-3.06%)은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 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알파벳(-2.28%), 메타플랫폼(-3.35%)은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들의 광고 지출 축소 가능성이 주목받으며 줄줄이 미끄러졌다.
반면, 이날 중국 및 인도 기업은 질주했다. 알리바바(1.18%)는 미중 갈등에도 과거와 달리 중국의 미국 수출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에 중국의 영향이 1기와 다르다는 점이 드러나며 강세가 이어졌다. 특히 글로벌 자금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핀둬둬(0.72%)도 강세를 보였다. KE홀딩스(2.42%)등 부동산 업종, 트립닷컴(0.73%)등 여행 관련주, 바이두(0.47%)도 강세를 보였다.
인도 기업은 미국과 인도 관세 협상 기대로 상승했다. 인포시스(2.73%), HDFC뱅크(2.40%) 등은 오름폭을 키웠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했다. 회담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모디 총리실은 양국이 무역 협상의 첫 번째 단계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71.82포인트(2.48%) 급락한 3만8170.4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24.50포인트(2.36%) 내려앉은 5158.20, 나스닥종합지수는 415.55포인트(2.55%) 밀린 1만5870.90에 장을 마쳤다.
미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흔들기’에 낙폭을 확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메이저 루저’(major loser)라고 지칭하며 선제적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미국 통화 정책의 독립성을 훼손한다고 보고 경계할 것을 촉구했다.
페퍼스톤의 선임 리서치 전략가인 마이클 브라운은 “파월 의장이 해임된다면 초기 반응은 금융 시장의 엄청난 변동성과 함께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미국 자산 매각 행진일 것”이라며 “연준의 독립성이 명백히 위협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달러화 약세와 미국이 패권에서 이탈될 가능성도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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