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해 살인 및 존속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50대 가장 A씨가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해 살인 및 존속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50대 가장 A씨가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가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행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정황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살인 및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한 A 씨를 대상으로 구체적 범행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앞서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 14일 밤 가족들에게 수면제를 탄 식음료를 먹여 잠들게 한 후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범행 뒤 A 씨는 15일 오전 1시께 승용차에 올라타 자신의 또 다른 거주지인 광주광역시 소재 오피스텔로 달아났다.

여러 정황상 A 씨가 수 시간 만에 가족 5명에 대해 범행을 마친 후 지체 없이 다음 장소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다만, 정확한 범행 시각은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 결과가 나와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볼 때 A 씨는 범행 수법과 이후 이동 경로 등을 사전에 상당 부분 계획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경찰 측 시선이다.

A 씨는 범행에 쓸 수면제도 일정 기간에 걸쳐 미리 준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는 범행 당일 준비한 수면제를 식음료에 타 가족에게 먹인 후 차례로 숨지게 했다.

범행에 수면제를 쓰는 점도 계획범죄를 생각하는 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양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수면제를 준비하는 일과 함께 투약 방식, 상대에게 범행을 들키지 않고 투약에 이르게 할 방법 등을 따져봐야 해서다.

A 씨는 지난 14일 오후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 등 가족 5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범행 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글이 담긴 메모를 남기고 15일 새벽 승용차를 이용해 자신의 또 다른 거주지인 광주광역시 소재 오피스텔로 달아났다가 같은 날 오전 경찰에 붙잡혔다.

A 씨는 경찰에서 “아파트 분양과 관련한 사업을 하던 중 계약자들로부터 ‘사기 분양’으로 고소당해 엄청난 빚을 지고 민사 소송까지 당하는 처지에 몰렸다”며 “가족들에게 채무를 떠안게 할 수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는 A 씨 진술일 뿐 구체적 범행 동기는 향후 수사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A 씨는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며 “왜 가족들까지 살해했느냐”, “광주광역시로 달아난 이유는 무엇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사건 발행 후 A 씨가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