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앞두고 원룸 전쟁

#1 서울의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24) 씨는 개강에 앞서 일찍 방 구하기에 나섰다. 김 씨는 “군 제대 후 기숙사와 셰어하우스 등을 알아봤지만, 자격요건이나 거리가 멀어 포기했다”며 “학교 주변 전세를 찾기 힘들어 싼 월세를 중심으로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2 김모(22ㆍ여) 씨는 최근 혜화역 인근의 한 고시원에 들어갔다. 학교와 학원이 가깝고 안전하다는 이유였다. 그는 “월세가 싼 방은 너무 낡았거나 보안상 문제가 있는 곳이 많았다”면서 “고시원도 결코 싼 가격이 아닌 걸 보면, 다른 지역에서 방을 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2학기 개강을 앞두고 대학생들의 방 구하기 전쟁이 조용하게 진행 중이다. 서울 곳곳에서 ‘역전세난’ 등 전셋값 하락이 이슈이지만, 이들에게 방 구하기는 여전히 ‘높은 벽’이다. 전세 물건은 찾기 힘들고 높은 보증금과 월세 물건들이 많기 떄문이다.

전세에 머물던 학생들도 짐을 꾸렸다. 저금리 기조에 집주인들이 월세나 반전세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져서다. 많은 대학생에게 공공임대주택은 입주 요건이 까다롭고, 기숙사는 제한된 인원수로 언감생심이다. 셰어하우스는 집주인이 입주자를 가려 받는다는 말도 있었다. 박 씨는 “셰어하우스는 집주인이 요구하는 사항이 많아 불편했다”면서 “같이 생활하는 학생들도 많아 개인생활을 중시한다면 들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용면적 20㎡가량의 방 한 칸 보증금은 1000만원 이상, 월세는 50만원~60만원이 기본이다. 중개료와 관리비 등 기타 비용을 포함하면 주거비 부담은 어느새 눈덩이다.

관내 주요 대학이 있는 각 지역 시세는 여전히 오름세다. 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가톨릭대가 인접한 종로구 명륜동의 3분기 면적당(1㎡) 전셋값은 1분기(324만원)보다 오른 362만원으로 나타났다. 신학기 때보다 하반기 들어 방값이 더 올랐다는 의미다. 다른 대학들이 있는 지역의 전셋값 시세도 마찬가지였다. 연세대와 이화여대가 있는 서대문구 전셋값은 344만원이었다. 전 분기보다 9만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만원 오른 가격이다. 이밖에 관악구(서울대)는 327만원, 성동구(한양대) 429만원, 광진구(건국대) 421만원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 상승장에 발맞춰 전 지역이 오름세를 보였다.

원룸 월세도 학생들의 어깨를 짓누른다. 부동산114를 살펴보면 고려대와 경희대가 있는 성북구 24㎡ 원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원 수준이다. 새로 지은 다세대 주택은 6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