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최근 브라질 헤알화의 강세는 수급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베팅’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왔다. 브라질의 정치적 부패와 경제적 난관 속에 나타나는 역설적인 통화 강세는 통화 강세 기대감에 근거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삼성선물은 보고서를 통해 헤알화의 최근 움직임이 외국인 수급과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헤알화 초 강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금은 오히려 순유출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주식 자금으로 43억달러가 순유입됐으나 채권 자금에서 148억달러가 순유출돼 전체 자금은 순유출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신흥국 채권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브라질의 경우 외국인 자금 유입 영향이 적었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결국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에도 헤알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실질적인 투자수요보다 강세 기대를 기반으로 한 투기성 자금유입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년 들어 헤알화는 주요 통화들 중 달러대비 가장 큰 폭의 절상률을 기록했다. 지난 7월말 기준으로 일본 엔화가 15.6% 상승할 때 헤알화는 20.3% 올랐다.
이런 높은 절상률에 대해 ‘베팅’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브라질의 정치, 경제적 상황만으로는 헤알화 강세를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테메르 부통령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에서 측근들의 부패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탄핵을 주도했던 하원의장이 부패, 의원 협박, 사법절차 방해와 권력남용으로 조사를 받고 결국 사임하기도 했다.
경제 상황도 긍정적이지 않다. 물가는 올해 들어 상승 추세가 잦아들었으나 여전히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6.5%를 크게 웃돈 8% 후반이다. 실업률은 꾸준하게 상승해 11%에 이른다.
경상수지는 최근 1년간 두 달을 제외하고 적자를 기록 중이다. 원자재 가격 회복으로 상품수지가 개선되었음에도 서비스 수지와 소득수지 적자폭이 늘어나면서 경상수지는 6월에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최근 헤알화의 가파른 강세를 막기 위해 꾸준하게 외환시장 개입을 하는 중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수출기업들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적정 환율은 달러당 3.8헤알이다.
새로 부임한 고우지파인 신임 중앙은행 총재는 외환 개입을 최소화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으나 국제수지 개선을 위해 추가적인 환시개입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올림픽의 성공 여부와 탄핵 확정 여부가 헤알화 베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올림픽이 적자로 끝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브라질 국가 재정에 추가적인 압박이 될 수 있다.
브라질 상원의 탄핵 최종 가결 여부도 주요 변수다. 호세프가 상원의원 탄핵안 가결에도 국민투표로 재신임을 물을 경우 차기 대선이 조기에 열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 탓에 헤알화 약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김 연구원은 “투자자금은 헤알화의 강세가 주춤해질 경우 차익실현 가능성이 있다”며 “브라질의 정치적 불안정 재확산 가능성 , 가시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할 때 헤알화의 강세국면은 조만간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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