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 대니 애런즈ㆍ선우정아ㆍ진보 ‘여름캠프 마지막 밤’= “It’s hot enough to fall in love/이 기분은 나의 7월 buzz/Distorted crush baby turn it up”

협업을 상상하기 힘든 뮤지션들의 깜짝 협업은 즐겁습니다. 이제 이름만으로도 믿음을 주는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와 다국적 록밴드 유즈드카세트(Used Cassettes)의 대니 애런즈(Danny Arens), 그리고 진보(Jinbo)의 조합이라니 말이죠. 전반적으로 복고풍의 감성이 넘치는 곡이지만 단순히 복고를 재현하는데 그쳤다면 협업의 의미가 없겠죠.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신스팝, 하우스 등 다채로운 장르의 조합이 돋보이는 청량한 사운드와 장르를 가리지 않는 매력적인 선우정아의 목소리,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아우르는 진보의 편곡. 각자 강한 개성을 가진 세 뮤지션이 작정하고 놀자고 만든 싱글로 가볍게 취급하기에는 느껴지는 내공이 상당한 댄스팝입니다. 조금만 더 일찍 공개됐다면 계절과 맞물려 더욱 매력적으로 들렸을 텐데.

▶ 신현희와김루트 ‘왜 때려요 엄마’= “어제는 도서실에 간다고/락클럽 가서 흔들었지/락앤롤 음악에 마음을 뺏겨/밤 늦게서야 집에 오니/화가 난 엄마 사자로 변해/무섭게 내게 다가오는데/몽둥이 들고서”

말썽 많았던 학창시절의 추억을 선명하게 되살리고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익살과 유쾌함이 돋보이는 곡입니다. 반항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졌던 로커 도원경의 원곡의 정서를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익살을 더한 신현희와김루트는, 리메이크가 단순히 옛 곡을 다시 부르는 게 아니라 창작 이상으로 창조적인 작업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연 ‘기똥찬 오리엔탈 명랑 어쿠스틱 듀오’ 신현희와김루트 다운 리메이크입니다. 뿐만 아니라 도원경의 다른 히트곡에 비해 다소 묻혀있던 곡을 과감하게 발굴해 자기 것으로 만드는 감각도 돋보입니다. 그 결과 신곡 이상으로 매력적인 리메이크가 탄생했습니다.

※ 살짝 추천 싱글

▶ 밴 젝스(Ban:jax) ‘페이스 투 페이스(Face 2 Face)’= 허밍어반스테레오의 리믹스로 참여했던 밴 젝스의 세련미 넘치는 출사표. 80년대의 감성을 충실하게 재현한 신스 사운드와 매력적인 목소리. 커버 이미지에 낚이지 말 것.

▶ 피터팬 컴플레스 ‘촉촉’= 다소 아슬아슬한 ‘막장’ 가사를 매력적으로 전달하는 간결하면서도 감각적인 편곡이 돋보인다. 전자음에 잘 스며드는 요조의 목소리도 좋지만, 함께 실린 리믹스 버전도 필청.

▶ 나희경 ‘이스테이트(Estate)’= 바람처럼 살랑거리며 귓가를 포근하게 감싸는 고혹적인 목소리. 목소리의 섬세함을 한껏 살려주는 노련한 연주와 사운드의 질감. 곧 발매될 정규 3집에는 어떤 목소리와 음악이 담길까.

▶ 구텐버즈 ‘구경’= 들으면 들을수록 맛깔 나는 가사와 멜로디, 투박하지만 왠지 모르게 정겨운 연주, 그리고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 목소리. 은근한 중독성이 매력적인 싱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