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최저임금 보다 높은 수준의 생활임금을 공공 부문 저소득 근로자에게 적용하는 ‘생활임금법’이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
최근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자체 및 국가가 조례 등을 통해 조달ㆍ용역ㆍ공사 계약(공공계약)을 체결한 사업주에 고용된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생활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국가계약법, 지방계약법 개정안을 각각 입법발의 했다. 현재 최저임금심의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생활임금제 도입이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생활임금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임금을 뜻한다. 주거, 교육, 문화 등 각종 생활비를 감안해 산출한다.
더불어민주당 생활임금추진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국 지자체 244개 중 서울 성북구 등 20%가 넘는 53개 지자체에서 생활임금제를 시행하고 있거나 내년에 시행할 예정이다. 이들 지자체의 올해 생활임금(시급)은 기초단체의 경우 평균 7145원(올해 최저임금의 118%)이고, 광역단체의 경우 평균 7492원(올해 최저임금의 124%)이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올해 최저임금(시급)인 6030원 대비 120% 내외의 생활임금(시급)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지자체 조례 제정의 근거가 되는 상위법이 없는 상태에서 많은 지자체의 참여와 민간부분으로의 확산이 제한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김 의원은 생활임금제 시행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며 법안을 발의했다.
생활임금법은 지난해 국회 법사위원회까지 통과됐지만 새누리당의 반대로 본회의 상정이 좌절, 19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된 바 있다. 따라서 여소야대 양상이 된 20대 국회에서는 생활임금법이 통과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면 생활임금이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을 보장하면서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도 있지만 기업과 지자체의 부담 증가,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생활임금이 지자체의 부채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재정 자립이 불가능해 중앙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 상승을 감당할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생활임금의 도입 전에 경제적 효과 등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책연구원 한 관계자는 “생활임금 도입의 경제적 효과를 정확하게 분석해 도입 여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