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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스틸 컷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출연료 돈값 해야 한다” (김고은)

요즘 가장 돈값 한다는 배우 김고은 영화까지 흥행에 참패하면서 결국 주요 투자배급사들이 지갑을 닫았다.

새로운 영화 제작이 급감한 데다, 극장에 걸 영화도 넷플릭스로 가고 있다. 치솟는 넷플릭스 등 OTT의 인기에 내년부터는 극장에 걸 영화가 크게 부족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선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뉴),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등 5대 투자배급사의 내년 개봉 예정 상업 영화는 10편(순제작비 30억원 이상)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촬영에 들어가는 작품도 10편이 안 된다.

특히 1위 CJ ENM이 내년 개봉을 준비하는 영화가 단 2편뿐이다. 새롭게 투자를 결정한 작품도 없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개봉하는 제작비 300억원의 대작 ‘하얼빈’의 성패가 내년 이후 사업 방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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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마존 활명수’ [사진, 바른손이앤에이]

손익 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영화들이 속출하고 있다. ‘보통의 가족’의 누적 관객 수는 64만명(손익분기점 150만명)에 불과했고, 대세 배우 김고은을 앞세운 ‘대도시의 사랑법’도 87만명(손익 분기점 130만명)으로 100만 관객 동원에도 실패했다. 류승룡 주연의 ‘아마존 활명수’도 60만명에 불과했다.

지난 11월 13일 개봉한 헐리우드 대작 ‘글래디에이터2’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친 87만명 관객 동원에 그치고 있다.

무려 4000억원이 들어간 미국 대작 ‘조커: 폴리 아 되’(조커2)도 쓴맛을 봤다. 전작의 반토막도 안 되는 국내 관객 수 200만명 수준에 불과했고, 전 세계에서도 약 2300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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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업계에선 OTT의 등장으로 극장 개봉 영화가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 대신 이젠 넷플릭스로 몰리고 있다.

OTT 구독료의 경우 영화 한 편 티켓값과 비슷하다. 코로나 이전 8000원에서 1만원 수준이던 티켓 가격이 1만 5000원까지 올랐다. 영화관 한번 가면 영화표 및 간식 비용을 합쳐 1인당 평균 3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럴 바에는 집에서 넷플릭스를 마음껏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넷플릭스 콘텐츠에 비해 요즘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의 경쟁력도 높지 않다는 평가다. 영화제작 인력이 OTT 영상 제작에 몰리면서 OTT 콘텐츠의 경쟁력은 강화되고 있지만, 영화관 개봉 영화들의 경쟁력은 오히려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직장인 K씨는 “비용은 더 많이 드는데 영화관 상영작들이 넷플릭스 보다 재미가 없다”며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영화도 별로 없어 넷플릭스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