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밀착관계 ‘퍼스트 버디’

테슬라, 주요 사업에 中과 협력 필수

트럼프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리는 UFC 309에 참석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2기’ 미중 관계를 중재할 ‘키맨’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머스크가 미중 양국 최고 권력자들과 정치·사업 양면에서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점에 주목하면서 다가올 양국 관세협상에서 머스크가 중국 내 테슬라의 이익을 지키고자 할 것이며, 나아가 무역전쟁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웨드부시증권의 테크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머스크의 트럼프 새 행정부 참여가 “루비오와 다른 사람들의 매파적 태도를 일부 상쇄한다”며 “관세와 관련해서도 테슬라와 중국을 고려한 인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머스크가 중국에서 얻어야 할 것들이 아직 많다면서 중국이 보다 유화적인 접근방식을 택하도록 트럼프를 설득하는 데 머스크를 ‘우군’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올인’하며 전폭 지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발탁되는 등 트럼프 당선인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 외국 지도자들과 통화하는 자리에 배석했다. 참모진 인선에도 관여하는 등 ‘퍼스트 버디’(대통령의 절친)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트럼프 당선인과 끈끈해진 관계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관계에서는 의견이 다르다. 집권 1기 시절 중국을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로 규정하고 전방위 압박을 가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중국 상품에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2기 행정부에서 대중 강경파들을 요직에 내정하며 한층 강한 압박을 예고했다. 국무장관 내정자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인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 국방장관 지명자인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 등이 이에 속한다.

반면 머스크는 사업적으로 중국과 중요한 이해관계로 엮여있어 차기 내각 인사들 가운데 거의 유일한 ‘친중 인사’로 꼽힌다. 중국은 테슬라의 가장 큰 해외 시장으로 글로벌 매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테슬라는 또한 연간 9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자사 최대 생산 공장 기가팩토리를 중국 상하이에 두고 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외국 자동차 회사로는 최초로 현지 기업과 합작 투자 없이 건설됐고, 저리 대출과 법인세 인하 등 중국 당국의 전례 없는 지원을 받았다.

테슬라는 여기에 연간 1만개 메가팩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신규 공장을 상하이에 건설 중이며 미국 네바다주에서 생산하는 일부 모델에 필요한 배터리팩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런 이해관계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에 ‘관세폭탄’을 안겨 미중 관계가 악화할 경우 머스크는 타격 받을 수밖에 없다. 머스크는 실제로 그동안 중국 전기차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에 반대해왔다.

머스크는 중국 최고위 지도자들과도 우호 관계를 맺어 왔다. 지난해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고 지난 4월에는 중국을 깜짝 방문해 리창 총리와 만났다. 리 총리는 상하이 당서기로 있었던 2019년 상하이 기가팩토리 완공까지 여러 도움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