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국의 한 고층아파트 거주자가 불이 났을 때 대피하겠다며 28층 건물 외벽을 임의로 뚫고 옆 건물 옥상으로 나갈 수 있는 비상문을 만든 사실이 적발됐다. 이 주민은 공사과정에서 외벽에 내장된 철근을 절단하는 등 건물의 내하중구조를 훼손해 건물 전체의 안전을 위태롭게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후난성 창더시의 한 아파트 28층 거주자가 외벽을 부수고 출입문을 만든 사진이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이 문과 옆 건물 옥상 사이에 간이계단까지 만들어 문을 열고 나가면 옆 건물로 나갈 수 있게 했지만, 계단에는 난간 등 보호장치가 없었다.
이 거주자는 고층에 살면 화재 발생 시 대피가 어렵기 때문에 벽을 뚫고 문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창더시 당국은 현장을 조사해 집을 개조하면서 외벽 내부의 철근을 절단하는 등 건물의 내력벽을 훼손한 사실을 적발해 원상복구 등 시정명령을 내렸다.
관리국 측은 “허가 없이 건물을 훼손하는 불법행위를 엄중히 단속하고 있다”며 “여성이 건물의 하중 지지력을 파괴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건축물의 본체나 내하중구조를 임의로 변경했기 떄문에 최대 100만위안(약 1억92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하중 벽에 구멍을 뚫다니 안전의식이 너무 없다” “내가 사는 곳에선 방범창을 설치하기 어렵다” “원상복구로는 너무 가볍다. 구속해야 한다” “옆 건물 옥상에 빨래를 널려고 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