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에 장사정포 150문 이상 지원·운용 병력 4000명 파병”

축사하는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제24-2차 한미동맹 콘퍼런스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이) 대략 10월 초부터 현재까지 (장사정포) 150~160문 이상, 2개 포병여단 규모가 현재 러시아로 지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실장은 이날 오후 SBS 편상욱의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북한이 러시아에 포병 운영 요원을 파견했을 가능성에 대해 “1만1000명 파병 군에 포함됐는지, 별도의 추가 인원이 갔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가능성 면에서는 별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말했다.

신 실장은 “소위 장사정포병이라고 통칭하는, 170mm 자주포는 사거리 50km, 240mm 방사포는 사거리 60km”라며 “2개 여단 규모는 4000명 정도의 인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정원에서도 밝혔지만 러시아에 없는 무기체계”라며 “포만 줘도 운영될 수 없어서 운영 병력이 일부가 갈지 다 갈지 지켜봐야 하는데, 편제 요원이 다 가면 최대 4000명으로, 계속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정원은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파병뿐 아니라 군수물자를 추가로 지원, 수출하고 있는 동향이 파악됐다”며 “북한이 포탄, 미사일에 이어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까지 추가 수출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신 실장은 북한의 파병에 대한 러시아의 대가에 대해 “여러 경제적 지원이 있었던 것 같고, 5월27일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실패한 이후에 위성과 관련된 기술, 그 외 여러 군사기술 일부가 가는 것 같고, 최근 구체적인 것은 북한이 취약한 평양 방공망을 보완하기 위해 관련 장비와 대공미사일 등이 북한에 지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실장은 러시아가 핵억지 분야 국가정책의 기초(핵교리)를 개정하면서 세계대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미래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라며 “러시아는 핵무기를 실제 사용하기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신 실장은 이러한 판단의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이 제공한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ICBM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최신 중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습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 실장은 “누구의 이야기가 맞다고 단언하기에는 외교적으로 어렵지만, 미국이 공식적으로 러시아가 말한 대로 중거리 탄도 미사일이라고 했기에 미측 발표를 신뢰하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특사 방한 시기에 대해 신 실장은 “가까운 시일 내 오는 것으로 상호 협의하고 있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된 상황을 보면서 단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그정도 차원에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겠다는 발언을 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을 지원하며 러시아와의 향후 관계에 대해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해 신 실장은 “러시아와의 관계는 큰 변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신 실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불법 침략했고 규칙 기반의 세계 질서를 흔드는 만큼 우리가 러시아의 입장을 고려해서 가치 공유국과 인류의 공통된 규범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없다”며 “단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어떻게 할 것이냐 등 여러 변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국익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 가치 공유국과 유사입장국과의 연대 등 포괄적으로 고려해 우리의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