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 최근 유방암 진단을 받은 42세 전업주부 임지선(가명)씨는 경미한 치매 증상을 보이는 친정 엄마와 초등학생 자녀 2명, 그리고 남편과 함께 수도권에 거주 중이다.
임씨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임씨가 치료에 필요한 비용과 부가적인 비용을 종합해 예상해 보면, 유방암 치료는 약 450만원(2023년 암상병진료비 통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4년 8월 발표), 약 6개월간 통원치료 약 200만원(외래 및 항암치료 회당 20만원씩 10회 가정)과 친정 엄마 요양병원 약 1100만원(보건복지부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3’ 보고서 연간 치매요양병원비용 평균 2200만원), 가사도우미 약 1584만원(한국은행 보고서 지난해 가사·육아도우미 월 비용 264만원)로 교통비를 제외하더라도 약 33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임씨가 암과 관련된 보험에 가입해 있다면 경제적인 고민 없이 치료에만 전념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보험 시장에서는 실제 암 치료 비용을 10년간 연 최대 1억 5000만원까지 보장해 주는 형태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임씨가 이러한 보험에 가입했다면 암치료를 위해 실제 지불한 비용 650만원(유방암치료 450만원, 통원치료 200만원)만 보상 받게 된다.
하지만 암치료 여부와 상관없이 암진단 사실만으로 3000만원을 정액으로 보장해주는 생명보험에 가입했다면, 부가적인 비용 대부분이 커버가 돼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대다수 환자들은 암치료비 보다 임씨와 같이 부가적인 비용 부담이 훨씬 크기 때문에 실손 보장 형태의 보험만으론 부족한 경우가 많다.
현대인들은 더 이상 암을 불치병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암을 치료하는데 오랜 기간 가족들이 고통 분담을 하고, 재정적으로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완치 후 원래의 직업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힘든 삶을 이어 나가는 사람들을 많았다. 하지만 현재는 의학 기술 발달에 따라 암을 치료하면서 사회생활을 함께 병행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변화로 암 진단 후 환자들이 전문의에게 하는 질문이 “저는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요?”보다는 위의 사례처럼 “저는 앞으로 어떻게 치료 받아야 하나요?”로 변했다.
최근 비용이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까지 발생하는 신의료기술로 인해 여러 보험사들이 앞다퉈 고액 치료비 보장을 해준다는 홍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신의료기술은 환자 상황에 따라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연간 암치료 환자 195만명 모두가 혜택을 받기 어렵다. 2023년 암상병진료비 통계(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4년 8월 발표)에 따르면 환자 1인당 부담금은 갑상선암 65만5465원, 위암 323만7001원, 유방암 449만7694원, 대장암 494만94원 등으로 지나치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암치료 기술 발달에 따라 입원 기간이 줄고, 대다수 암치료가 건강보험 급여화 되면서 부담금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보험을 준비할 때에는 온전하게 현재의 삶을 유지하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또한 보험사를 선택할 때는 고객을 위해 병원진료 예약과 명의 소개, 간호사 병원 동행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지도 함께 따져봐야 할 것이다.
[도움말: 김지훈 메트라이프생명 CPC(Customer-Product-Channel) 솔루션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