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기대심리로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 ‘가상화폐 차르’가 임명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트럼프 미디어가 가상화폐 사업 진출을 모색하면서 가상화폐로 돈이 몰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인수팀은 백악관에 가상화폐 정책을 전담하는 직책 신설을 논의 중이다. 가상화폐 업계와 대화하고 있으며 현재 해당 직위를 맡을 후보들을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미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가상화폐 업계는 새 직책이 생기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업계는 그동안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달라고 주장해 왔는데 해당 직위가 매개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은 가상화폐 시장 활성화 기대감을 높이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따라 시장이 요동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5일 치러진 미국 대선 이후 비트코인 관련 ETF에 58억달러가 몰렸다.
비트코인 가격은 9만9000달러를 돌파해 10만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5.09% 오른 9만9055달러에 거래됐다. 이후 상승분을 약간 반납해 9만8500달러선으로 밀린 상태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넘을 수 있는지보다 ‘언제’ 10만달러가 될지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캐롤라인 모런 오르빗 마켓 공동창업자는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가 되는 상황을 “엄청난 심리적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SEC에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인물이 발탁될 것이란 기대감도 상승세를 부추겼다.
트럼프 당선인이 소유한 트럼프미디어는 가상화폐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미디어는 이번 주 초 ‘트루스파이(TruthFi)’라는 상표 출원을 신청했다. 트럼프미디어는 트루스파이를 가상화폐 결제 처리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신청서에는 트루스파이의 사업 분야로 카드 결제 서비스와 자산 관리, 수탁 서비스, 디지털 자산 거래 등이 포함됐다.
CNN은 트럼프미디어가 실제 이 플랫폼을 출시할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지만 가상화폐 분야 진출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외에 사업 다각화 차원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까지 기대감 만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한 만큼, 상승세가 언제까지 유지될 지는 불투명하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을 언제 이행할지,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등 그의 제안이 실현 가능한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