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가게 입구 계단 미끄럼 방지 철판에 신발이 끼어 넘어진 손님이 합의금 3000만원을 요구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영업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자영업자 A씨는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글을 올려 “가게 계단에서 넘어진 손님이 다쳐서 일을 못 한 것과 향후 후유증 등을 고려해 3000만원을 합의금으로 달라고 한다”며 조언을 구했다.
A씨에 따르면, 손님 B씨는 A씨 가게 입구 계단에 설치된 미끄럼 방지 철판에 신발이 끼는 바람에 계단에서 넘어졌다. 철판은 쇠로 된 ‘체크철판’으로 비가 올 때 미끄럼 방지를 위해 설치된 것이었다.
B씨는 이 철판에 신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골절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 계단은 다른 가게에서도 2년을 넘게 똑같이 쓰면서 문제가 없었다”며 “손님이 다친 이후에도 3개월 동안 그대로 둔 채 하루에 50~100명의 손님이 왔다갔다 하면서 똑같이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님이 다치신 건 죄송스럽고 걱정되지만 합의금 3000만원이 말이 되는 거냐”며 “이런 논리면 저는 아무 가게나 가서 넘어지고 다니련다. 배상책임보험 안 든 곳도 많을 텐데 돈 달라고 하면 그만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영업(또는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다는 A씨는 “돈을 안 드리려는 건 아닌데 너무 과하다. 제가 보험을 안 들어 놓은 게 죽을죄”라고 한탄했다.
그는 CCTV를 확인하라는 다른 자영업자의 조언에 “CCTV에 넘어진 장면은 나왔는데 어떻게 넘어진 건지는 구조물에 가려서 나오지 않았다”며 “변호사 통해서 정식으로 진행하자고 일단 이야기했다. 구조물이 조금 위험한 사업장이면 보험을 꼭 들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사연을 접한 다른 자영업자들은 “본인이 부주의로 넘어진 건데 자꾸 그러면 영업방해로 신고하라”, “교통사고로 다쳐도 저 정도는 안 나오겠다”, “보험은 돈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들어야 한다”, “술집에서 술 마시다가 다쳐서 3개월 일 못하고 재수술까지 받았는데 받은 건 300만원 뿐이다, 자세히 소명하시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