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123세대 주택도시기금 못 갚아 재산권 행사 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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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연향동 송보파인빌 아파트. [입주민 제공]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순천시 연향동 송보파인빌 임대아파트(전용면적 84㎡)를 의무 거주기간 만료 후 잔금을 불입하고 분양 받은 입주자들이 시공사의 주택도시기금 미상환으로 인해 근저당이 설정돼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임대아파트의 분양 전환시 주택도시기금의 상환을 전제로 소유권이 이전 돼야 하고, 대출기관인 우리은행도 임대사업자로부터 기금 상환을 받았어야 함에도 이를 방치해 애꿎은 수분양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공공임대아파트인 송보아파트(총 757세대, 전 세대 34평)는 지난 2015년 7월 입주승인이 난 이후 의무 임대기간 5년이 경과한 2020년 12월 18일에 분양전환 승인을 받았다.

당시 분양사업자인 송보파인빌 측은 전체 757세대 중 임차세대 570세대를 선별해 우선분양대상자로 선정하고 시세보다 1억원 가량 낮은 2억2650만원에 분양으로 전환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절차까지 완료했다.

문제는, 분양사업자 측이 소유권 이전등기를 완료했지만 개별 등기부등본(등기사항 전부증명서)에는 사업자가 대출 받은 주택도시기금(가구당 7300만원)이 상환되지 않아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는 점이다.

피해를 호소하는 가구는 등기완료된 570세대 가운데 임대건설 사업자가 순차적으로 주택도시기금 상환을 마친 447세대를 제외한 123세대가 당국과 순천시청, 국회,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딱한 사정을 알리고 있다.

임대주택 건설사가 ‘주택도시기금’을 상환하지 않고 이자도 연체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수분양자들은 “속았다”며 건설사의 도덕적 해이와 보증기관인 HUG의 부실한 업무, 대출을 실행한 금융사인 우리은행의 책임 방기를 규탄하고 있다.

수분양자 주민 A씨는 “소유권 이전은 됐지만 근저당이 설정돼 집을 매매할 수도 없어 재산권 행사가 제약돼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허그(HUG)도 문제이고 대출을 실행한 우리은행도 직무를 유기했다”고 비판했다.

최초 임대사업자인 (주)한빛건설로부터 부채·자산을 양도 받은 (주)송보파인빌 측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자금난 여파로 기금 상환이 늦어지고 있을 뿐 차례로 상환 중이라고 소명하고 있다.

임대주택 건설사도 문제이지만 사업자 대출인 주택도시기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회수절차를 소홀히 한 우리은행 측의 대처도 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보증인보호를위한 특별법(약칭 보증인보호법) ‘제5조 채권자의 통지의무 등’에 의하면 ‘채권자는 주채무자의 원리금 3개월 이상 연체시 지체없이 보증인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규정돼 있음에도 우리은행은 이를 이행치 않았다.

국토부 공문에도 임대주택 분양시 조건만료에 의해 임대사업자는 일시상환해야 하고, 미상환시 임대보증금보증약관 의거해 기금 수탁기관(우리은행)이 HUG에 3개월 이내 보증사고를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는 채권 담보권자일 뿐이고 임대건설사업자와 임차인 간의 쌍방 간의 매매는 알 수가 없다”면서 “소유권 양도·양수시 호당 금액만 회수되면 근저당권 말소를 해주고 있을 뿐이다”고만 말했다.

보증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금융기관에서는 일반적으로 대출금 상환 여부와 관계없이 소유권 이전이 가능하며, 기금도 이와 마찬가지이다”고 문서로 답변했다.